기행(奇行)의 끝은 어디일까.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8·사진)가 또 사고를 쳤다. 양손으로 손가락 욕을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고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됐다.
27일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D조 최종 3차전이 열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 16강 탈락 위기에 처했던 아르헨티나는 1-1 동점이던 후반 41분에 터진 마르코스 로호의 결승골로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골이 터지는 순간 아르헨티나 관중석은 난리가 났다. 스카이박스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마라도나도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다. 기쁨에 겨운 나머지 포효하며 양손 중지를 들어올린 것이다. 가운뎃손가락을 들어올리는 건 심한 욕이다. 옆에 있던 관계자가 뒤늦게 말렸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마라도나는 16일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1차전에서는 자신을 향해 환호하는 한국 관중을 향해 눈을 찢는 제스처를 해 인종 차별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경기장에서 시가를 피워 문 채 경기를 관전한 것도 구설에 올랐다.
손가락 욕설을 한 마라도나에게 비판이 쏟아진 건 당연했다. 마라도나와 동시대에 활약했던 잉글랜드의 축구 영웅 게리 리네커는 이날 경기 후 “마라도나가 전 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경기 내내 극심한 감정 기복을 보였던 마라도나는 경기 직후 갑자기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자리에 주저앉아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응급 치료를 받은 그는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다. 평소 저혈압 증세가 있지만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집트의 유명 축구 해설자가 자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역전패한 경기를 보고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이집트투데이’가 27일 전했다. 이집트 축구팀 ‘잘라멕’ 감독 출신으로 오랜 기간 축구 해설가로 활동한 압둘 라힘 무함마드 씨는 26일 이집트 카이로의 국영 TV 방송에 출연해 경기 분석을 할 예정이었으나 심장마비로 병원으로 이송된 끝에 숨졌다. 이집트는 25일 경기에서 1-1로 동점이던 후반 추가시간에 역전골을 허용하며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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