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영호]학생 건강관리체계 정착 시급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3일 03시 00분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한국건강학회 이사장

필자는 최근 선출된 교육감들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것 중 하나가 학생 건강이라고 생각한다. 건강이 취약해지면 결석으로 이어지고 학업 성취에도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건강관리를 소홀히 한 탓에 학력고사 한 달 전 시험을 포기하고 결국 재수를 해야 했기에 학생 때 건강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청소년기 건강과 생활습관은 성인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학생들에게 신체 건강만큼 정신적, 사회적 건강도 중요하다는 걸 가르쳐야 학교 이후의 삶도 전인적 건강상태를 유지하며 살 수 있다.

서울대 의대 스마트건강경영전략연구실은 2015년 ‘학교건강지수’ 개발을 위해 전국 10개 시군구 30개 중고교의 건강관리 활동과 2569명의 건강상태를 측정한 적이 있다. 결과는 학생 건강관리가 부실해 학교건강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필자는 현재 시행 중인 학생 건강검사나 프로그램으로는 학교 건강관리체계에 대한 총체적 평가와 체계적 관리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학교건강관리체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 정책의 뒷받침 아래 학교 담당자와 학부모,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 건강관리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학교 건강관리체계를 총체적으로 평가해야 하는데 이 안에는 교육청과 학교의 건강 철학부터 정책, 인프라, 소통, 실행 및 모니터링까지 포함돼야 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학생들의 학습과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정, 학교, 지역사회의 생태학적 접근을 총체적으로 요구하는 WSCC(Whole School, Whole Community, Whole Child)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 안에는 건강 교육, 체육, 영양 서비스, 보건 서비스, 심리 상담 및 사회봉사, 가족 및 지역사회 참여, 건강 및 안전 정책 및 환경이 포함돼 있다. 한국도 학생 건강을 학생과 가정에만 맡기기보다는 사회가 책임지는 환경과 체계를 갖추어야 할 시점이다. 학생 건강은 전인적 건강관리체계 속에서 관리받아야 한다. 건강해야 공부도 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인적 건강은 학생의 진로와 미래 그리고 평생을 위한 기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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