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꽃게가 흉년이다. 서해안의 대표적 꽃게 주산지인 인천 옹진군 연평어장(면적 764km²)의 올 상반기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종합어시장과 소래포구어시장 등에서는 꽃게가 지난해보다 1만 원 이상 오른 kg당 4만∼4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겨울 한파로 수온이 내려가면서 꽃게가 더디게 성장한 것이 주요인이다.
16일 옹진군에 따르면 4∼6월 연평어장의 꽃게 어획량은 16만6000kg으로 지난해 상반기 어획량 62만 kg보다 73%나 줄었다.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같은 기간 어획 금액은 46억8000만 원을 기록해 지난해 어획 금액(68억3000만 원)에 비해 31.5% 감소했다.
상반기 어획량을 시기별로 살펴보면 꽃게 조업이 시작된 4월에는 지난해 같은 달(6300kg)의 2배 이상인 1만3000kg이었다. 하지만 5월은 지난해(10만7000kg)보다 30% 넘게 감소한 7만1000kg에 그쳤다. 6월에는 상황이 더 나빠져 지난해(50만6000kg)에 비해 어획량이 84%나 급감한 8만 kg이 잡혔다. 이런 어획량은 꽃게 조업이 시작되기 전에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가 예상한 연평어장 어획량(30만∼40만 kg)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14년부터 5년간 연평어장의 상반기 꽃게 어획량과 비교해도 올해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2014년 상반기 어획량은 71만6000kg이었으나 이듬해 43만5000kg을 기록한 뒤 2016년에는 사상 최저치인 15만7000kg까지 떨어졌다. 그 뒤 지난해 62만 kg까지 회복했으나 올해 들어 다시 2년 전 기록한 최저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2013년 이후 5년 만에 인천 앞바다에서 유빙(流氷)이 관측되는 등 1, 2월 기록적인 한파의 영향으로 수온이 낮아져 꽃게 어획량이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보통 6, 7월에 꽃게가 산란하면 겨울에 깊고 먼 바다에서 겨울잠을 자면서 성장한 뒤 이듬해 날씨가 따뜻해지는 4월부터 산란을 위해 수심이 얕고 수온이 높은 해안가로 이동한다. 이때 꽃게가 많이 잡히기 시작한다.
하지만 올해는 수온이 낮아 꽃게 유생의 성장이 늦어져 어획량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겨울에 심한 한파로 서해안 수온이 평년보다 2도가량 낮아졌고, 꽃게 유생의 생체 활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수온 외에도 바닷속의 영양분과 강수량 등 꽃게 성장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도 많다”고 말했다.
매년 인천 전체 꽃게 어획량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연평어장에서는 산란기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4∼6월과 9∼11월(하반기)에만 조업이 허용된다.
연평어장은 2009년 이후 어획량이 계속 줄면서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9년 295만 kg을 정점으로 2010년 242만 kg, 2011년 225만 kg, 2012년 189만 kg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3년 역대 최저인 97만 kg에 그쳤다. 2014년 이후 매년 110만∼150만 kg대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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