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올라도… 일자리 잃을까 더 걱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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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알바생들 되레 한숨
“인건비 아끼려 점주들 직접 근무… 주휴수당 없는 단타알바 늘어날것”

“편의점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가 될 것 같아요.”

최저임금 인상에 편의점 점주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 사이에선 일자리를 잃을까 노심초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리기로 결정한 다음 날인 15일 서울 시내 편의점에서 만난 대다수의 아르바이트생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월급이 오르는 것은 좋지만 마냥 좋을 수만은 없다”고 털어놨다. 그중에서도 이들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구직난을 가장 걱정했다. 특히 내년에 시급 8000원대가 예고되면서 미리 비상경영을 하려는 점주들이 생길까 봐 우려했다.

편의점에서 평일 6시간씩 근무하는 김모 씨(28)는 “올해 최저임금이 인상되자 점장님이 직접 근무에 나서면서 내 근무시간이 줄어 임금은 오히려 줄었다”며 “내년에 또 인상된다니 이번에는 일자리가 아예 사라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점주들의 근무시간이 늘어나자 아르바이트생들은 주휴수당의 적용을 못 받는 주 15시간 미만의 ‘단타알바’와 최저임금도 못 받는 불법 아르바이트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편의점에서 주말근무를 하고 있는 대학생 황모 씨(22)는 “지금도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점주들이 많은데 또 인상하면 최저임금제를 어기는 점주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그런 아르바이트라도 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편의점에서 주말근무를 하고 있는 김모 씨(19)는 “이제는 인맥 없이는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편의점에서 주말 9시간 근무하는 대학생 이모 씨(19)는 “최저임금이 오르는 만큼 음식점 가격이 빨리 올라 주머니 사정이 뻔한 대학생에게는 큰 부담”이라며 “최저임금 1만 원이 넘으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학생들은 실직으로 내몰려 임금 상승 혜택은 잘 못 누리는 반면 물가 상승 압박을 더 심하게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말에만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대학생 박모 씨(25)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못 하게 되면 공사장에서 일을 하면 된다. 일한 것에 대한 보상을 더 받게 되니 이번 인상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염희진 salthj@donga.com·황성호 기자
#최저임금#일자리#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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