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작품을 보면 뿌듯함을 느낍니다. 어린아이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에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뿐 아니라 아프리카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기를 바랍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외곽의 빈민촌 아이들에게 10년간 그림을 가르치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비영리법인 ‘코아’의 고영희 대표(48)는 16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신이 가르친 아이들이 그린 남아공의 인권운동가 만델라 전 대통령을 그린 그림과 만델라를 그리워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담은 편지 등 300점을 전시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무료로 개방되는 전시는 18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호서에서 열리고 외교부와 주한 남아공대사관이 후원한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동아건설에 입사해 디자이너로 5년간 주말도 없이 일하던 그는 딸 서니가 18개월이 된 뒤 인생관이 바뀌었다. 일상에 쫓겨 살지 말고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2000년 남편과 함께 훌쩍 떠난 곳이 남아공이었다.
그곳에서 남편이 작은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에 여유를 갖고 살았다. 하지만 남아공에 간 이듬해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 미술품 전시 기획자로 활동하며 살았다.
2008년 현지 비정부기구(NGO)를 통해 우연히 시 외곽의 카이얼리처와 랑그라그 등의 빈민촌에 대해 들었고, 아이들이 간단한 미술용품도 없어 전혀 미술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고 대표는 “피카소 그림을 보여주고 백설공주 이야기를 들려줬다. 미술로 다른 세상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주로 초등학교 아이들로 수업이 끝난 후 남아 고 씨가 구해 준 미술용품으로 그림을 배웠다. 처음에는 배우는 아이들이 20∼30명이었지만 지금은 300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주변에서 도와주는 분들이 있어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에는 한국과 아프리카 문화 교류를 위해 ‘코아’를 설립했다. ‘코리아+아프리카’의 합성어도 되고 영어로는 ‘color of africa(아프리카의 색깔)’라는 뜻도 있다고 했다.
그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올린 아이들의 사진을 보고 코아 회원이 된 50여 명이 적게는 1만 원, 많게는 1000만 원까지 후원금을 냈다. 현대종합금속 정몽석 회장은 랑그라그 지역 학교에 미술실도 마련해주었다. 고 대표는 아이들이 그림을 배우는 장면 등을 담은 1분짜리 동영상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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