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호 보물선 맞나? 신일그룹 “확실” 주장, 일각에선 투자사기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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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17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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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일그룹 홍보동영상 캡처
사진=신일그룹 홍보동영상 캡처
현재 가치로 150조 원대의 보물이 실려있는 것으로 알려진 돈스코이호. 울릉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이 배에는 정말 금은보화가 가득할까? 러일전쟁이 있던 113년 전(1905년 5월 29일) 쓰시마해전에 출격했다가 경북 울릉 앞바다에서 침몰한 러시아 순양함 ‘드미트리 돈스코이(Dmitri Donskoi)호’에 또 다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인양 사업을 추진해온 신일그룹이 선체 사진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탐사팀은 지난 14일 침몰 추정해역에서 유인잠수정 2대를 투입해 돈스코이호로 추정되는 선박을 발견, 고해상도 영상카메라로 배에 장착된 포와 선체를 돈스코이호 설계도와 비교해 100% 동일한 것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돈스코이호에 대한 관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간 많은 인양업자들이 돈스코이호 인양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1916년 일본이 처음으로 돈스코이호의 탐사를 시도한 이래 국내에서는 1981년 도진실업이 최초로 시도한 바 있으나 기술의 한계로 실패했다. 1999년 10월 동아건설이 같은 사업에 착수, 몇 해 후 실체를 확인됐다고 밝히면서 2000년대 초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으나 이 역시 몇년 후 결국 중단됐다. 이후 2015년 동아건설 임원진이 주축이 돼 만든 신일그룹이 뛰어들어 지금까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돈스코이호에 실제로 보물이 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돈스코이호 침몰을 목격한 울릉도 주민의 증언, 러일전쟁 당시 러시아 해군 제독 크로체스 도엔스키 중장의 기록, 1932년 뉴욕타임스의 보도 내용 등에 의존해 추정할 뿐이다.

신일그룹 자료에 따르면, 1932년 11월 28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침몰한 배의 금을 사냥하는 일본'이란 제목으로, 돈스코이호에는 영국 소버린 금화 5000파운드 상자 5500개를 싣고 있었으며, 이는 무게 200톤으로 당시 5300만달러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보도한 바있다. 당시 러시아는 1만4000명의 해군을 출병시켜 원거리 항해했고 연료, 식수, 보급품 구매와 장병 임금 등을 금화로 지급해야 했기에 대규모의 군자금을 싣고 있었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러시아군은 당시 일본 전함에 포위되자 해당 군자금을 적군에 넘겨줄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배를 울릉도 동쪽 앞바다로 최대한 이동시킨 후 스스로 침몰시켰는데, 울릉도 생존자들의 증언이 기록되어있는 울릉군지에 보면 러시아 승조원 구조를 도운 주민이 함장으로부터 금화와 보석이 가득 담긴 동주전자를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는 것이다.

신일그룹 측은 “돈스코이호가 보물선인지는 확실히 말할 수 없으나, 역사적 기록이 대신 말해주고 있다”며 “역사적 가치가 높은 만큼 배 자체만으로도 10조 원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인양 추진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일그룹이 주가조작이나 투자사기를 벌이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과거에도 1998년 외환위기로 부도 위기에 처했던 동아건설 주가가 돈스코이호 효과로 크게 오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또 배 인양에는 천문학적 돈이 들어가는데, 돈스코이호는 보물선인지 명확하지 않은 데다 해양수산부 승인이 나기 전에 인양 계획을 발표한 점, 그룹 대표이사가 너무 젊다(1987년생)는 점 등을 이유로 의혹을 보내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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