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7 부동산 대책’이 수도권 일부 지역에 대한 규제를 소폭 강화하는 데 그친 건 빈사 상태인 지방 부동산시장 때문이기도 하다. 세제 개편처럼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대책이 나올 경우 악화일로를 걷는 지방 부동산시장이 자칫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는 것이다.
2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도권을 뺀 지방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8월 20일까지 2.64%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울은 5.10% 올랐다. 지방 신규 분양시장은 이미 빈사상태에 놓여 있다. 2014년 말 1356채였던 서울 미분양 주택이 올해 6월 47채까지 줄어들 동안 지방 미분양 주택은 2만565채에서 5만2542채로 3만 채 넘게 늘었다.
이 때문에 지방 중 세종과 더불어 정부 규제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부산에서는 조정대상지역 지정을 풀어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부산시는 24일 부산지역 7개 구군을 모두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해 달라고 국토부에 공식 요청했다.
국토부는 지방 일부 지역에 한해 부동산시장을 견인할 수 있는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자칫 정책 일관성에 엇박자를 낼 수 있어 딜레마에 빠져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침체된 일부 지역을 위축지역으로 지정해 전매제한 등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그 정도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지방 부양책을 발표할 경우 현 정권이 줄곧 강조하고 있는 ‘집값 안정화’ 기조에 어긋날 수 있다는 부담감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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