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묵묵히 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옆을 보게 되고 내일을 걱정하게 된다. 주변에서 공무원,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한다고 하면 열심히 하라고 하지만 기술을 배워 취업을 하거나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한 청년들이 스스로 진로를 결정하거나 기술을 배워 성공하겠다는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다. 노동시장의 미스매칭과 생기 없는 경제의 원인이기도 하다.
지난해 아부다비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목공직종에서 금메달을 딴 장재연씨는 “과거의 나를 버렸기에 이 자리에 올수 있었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기술을 배우는 길은 도전과 실패를 통한 성장의 과정으로, 수많은 탈피(脫皮)가 이뤄지면서 청년들은 차별화된 경험을 축적하게 된다. 이런 경험이 쌓여 우리사회도 다양성과 창의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모든 청년들이 다 같은 길을 가는 분위기에서 도전과 역동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청년들이 기술을 통해 직업능력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그들의 도전과 꿈을 응원해야 하는 이유다.
또한 우리나라는 고령화 현상으로 숙련기술인력의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기술단절 현상도 발생하고 있어 청년들의 숙련기술에 대한 관심이 더욱 중요하다.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경직된 시스템에 청년들을 가두려고 하면 안 된다. 공단은 숙련기술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바꾸고 기술을 통해 꿈을 키우고 있는 청년들이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1966년부터 전국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동안 대회를 통해 28만여 명의 청년기술인재를 배출했다. 기술발전에 따라 직종도 시계수리 등에서 애니메이션, 게임개발, 산업용로봇 등으로 변화되어 왔다. 올해는 모바일로보틱스 등 50개 직종에서 1845명의 예비숙련기술인들이 10월 5일부터 12일까지 여수EXPO 등 6개 경기장에서 기량을 겨루게 된다. 직종별 상위득점자 2명(팀)은 평가경기를 거쳐 2019년 러시아 카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선발평가전 출전 자격을 부여받게 된다. 또한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숙련기술체험프로그램 등을 운영하여 청소년들의 관심도 높일 계획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세계 6위의 규모로 주요품목은 반도체와 기계다. 숙련기술인의 기여와 이들의 지속적인 자기개발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실적이다. 청년들이 기술과 기능에 대한 도전과 실패 속에서 직업능력을 개발하고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사회가 분위기를 만들고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국민 모두가 기술을 통해 삶을 개척하는 청년들의 도전을 응원하고 지원한다면 이들은 국가의 소중한 동량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10월에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전국기능경기대회 개최지(여수, 순천, 광양, 목포, 나주)를 방문하여 청년들의 생생한 도전과 열정의 현장을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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