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東현장]배달앱, 독과점 구조 논란…“비싼 광고료·수수료 개선 필요”

  • 동아경제
  • 입력 2018년 10월 3일 03시 00분


3조로 커진 배달앱 시장…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3개사 100% 독과점
과도한 수수료·광고료 개선 필요

(앞줄 왼쪽부터 반시계방향으로) 추경호 의원, 김정재 의원, 홍문종 의원, 박기영 협회장, 정우택 의원, 이재광 의장, 유기준 의원, 이현재 의원, x 의원, 이승창 학회장, 송석준 의원, 임영태 사무총장, 김미경 팀장.(사진=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앞줄 왼쪽부터 반시계방향으로) 추경호 의원, 김정재 의원, 홍문종 의원, 박기영 협회장, 정우택 의원, 이재광 의장, 유기준 의원, 이현재 의원, x 의원, 이승창 학회장, 송석준 의원, 임영태 사무총장, 김미경 팀장.(사진=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듯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급성장 이면에는 소상공인의 눈물이 있다. 외국계 회사를 최대주주로 둔 배달앱 3사가 시장점유율 100%를 차지해 국부가 유출되고 있다”

지난 1일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배달앱 문제 개선 정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온라인 골목상권,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참여했다.

정 의원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배달앱이 소비자들에게 각종 정보와 편의를 제공해주지만 이는 사실상 유통과정이 한 단계 더 추가된 것으로 많은 소상공인들이 수수료와 광고료 부담에 고통 받고 있다”고 말했다.

○ 점점 커지는 배달앱 시장…독과점 100% 논란

국내 음식 배달시장 규모는 약 15조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배달앱이 3조 규모로, 전체의 20%를 차지한다. 배달앱 이용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배달앱 이용자수는 지난 2013년 87만 명에서 2015년 1046만 명, 올해 2500만 명 등으로 예상된다.

현재 배달앱은 우아한 형제들의 ‘배달의 민족’, 알치피코리아의 ‘요기요’, 배달통의 ‘배달통’ 등 3개 업체의 과점 시장이다.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55.7%, 33.5%, 10.8%로 추산된다.

공교롭게도 배달앱 3사 모두 외국계 회사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 우아한 형제들의 최대 주주는 힐하우스 BDMG 홀딩스(Hillhouse BDMJ Holdings Limited)다. 요기요와 배달통의 최대 주주는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다.

○ 배달앱의 과도한 광고료…자영업자에겐 ‘독이 든 성배’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성훈 세종대학교 교수는 “배달앱 이전과 이후 매출 변화는 없으며, 오프라인 주문이 온라인 주문으로 유통 채널이 옮겨간 것”이라며 “자영업자들은 기존 오프라인 광고와 판촉비용에 배달앱 비용이 추가되며 부담이 더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중개수수료 0원을 홍보하고 있지만 소상공인들은 월 8만 원의 기본 광고료와 외부결제수수료 3.3%에 경쟁을 유도하는 비공개 입찰 방식의 ‘슈퍼리스트’ 광고료를 부담해야 한다. 슈퍼리스트는 추가 수수료를 지불하면 입찰 경쟁을 통해 앱 최상단에 광고를 노출해주는 제도다.

배달의민족과 함께 요기요(우리동네플러스)와 배달통(프리미엄플러스)도 비슷한 취지의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과 배달통은 비공개 입찰을 통해 ‘차순위+1000원’에 슈퍼리스트 광고주를 낙찰한다. 슈퍼리스트 낙찰가는 수도권 한 달 기준 40만~5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기요의 경우 주문 한 건당 중개수수료 12.5%에 외부 결제수수료 3%를 더해 총 수수료는 15.5%, 부가세를 더하면 총 17%에 달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1개 배달앱만 사용하는 점주들은 많지 않기 때문에 2개 앱을 사용하면 한 달 광고비용은 100만 원 대에 달하는 상황이다.

프랜차이즈업계 역시 슈퍼리스트가 가맹점주간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실행위원은 “가맹점주들이 슈퍼리스트 금액으로 매월 200만~300만 원을 써야한다”며 “결국 광고비가 매출을 깎아먹는 ‘독이 든 성배’와 같다”고 했다.

배달앱이 자영업 매출을 상승시키는 것도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배달앱 이전에 전화주문이 100%였다고 하면 배달앱 이후 전화주문은 70%, 배달앱 주문은 30%로 배달앱이 자영업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회회 공동의장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 물가 상승, 경기 침체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사업자에게 배달앱의 광고료와 수수료는 큰 부담”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매장으로 직접 주문하면 서비스나 할인을 해주는 곳도 많다. 서울 용산구 한 A치킨집 업주는 “앱으로 주문받으면 남는게 없다”면서 “매장으로 직접 전화하면 1000원을 할인해 주거나 음료수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등 혜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박지수 기자 jis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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