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서 위암 등 시범수술… ‘의료한류’ 씨 뿌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7일 03시 00분


H+양지병원 나눔의료 의료진이 카자흐스탄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H+양지병원 제공
H+양지병원 나눔의료 의료진이 카자흐스탄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H+양지병원 제공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H+양지병원·병원장 김상일)이 카자흐스탄에서 우리나라의 선진 의료기술을 선보였다. H+양지병원은 이달 2∼5일 의료진 5명으로 구성된 ‘나눔의료팀’을 구성하고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의 레지오날 메디컬 선터와 알마티 지역을 차례로 방문했다. 의료진은 이곳에서 라이브서저리 형식의 콘퍼런스를 통해 수술과 시술을 현지 의료진들에게 설명하고 의료협약도 체결했다.

양지병원 의료진은 대장암·위암 수술, 내시경 시술 등 총 9건의 수술과 시술을 시행했다. 박재석 H+소화기병원장은 담도 확장증 환자의 경구담도내시경과 식도협착증 환자의 경구내시경 식도 근절개술(POEM)을 집도했다. 현재 환자들은 좋은 경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병구 종양외과센터장도 50대 남성 환자 2명을 대상으로 각각 대장암, 위암과 탈장 수술을 시행했다. 특히 위·대장암 수술은 총 10시간 이상 소요된 난도가 높은 수술이었다.

3일에는 크질오르다 루스테모프 부시장이 직접 센터를 방분해 김상일 병원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 지역 한인회 관계자들도 나눔의료 현장을 방문해 김 병원장 등 의료진과 덕담을 나눴고 이 자리에서 김 병원장은 카자흐스탄에 있는 한인들을 본원으로 초청해 무료로 건강검진을 제공하기로 즉석 제안하기도 했다.

크질오르다 레지오날 메디컬 선터는 의사 219명, 600병상 규모의 지역 최대 의료기관이다. 해당 병원 의료진은 H+양지병원에서 의료연수를 이수하는 등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박재석 H+양지병원 소화기병원장은 “현지에서 진행된 수술에 대해 걱정이 컸는데 모든 시범 수술과 시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며 환자들도 좋은 예후를 보이고 있다”고 말하며 “카자흐스탄 의료진 사이에서 이번 시범 수술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의료 기술력과 치료 시스템을 배우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9월에는 H+양지병원에서 의료연수를 마친 카자흐스탄 외과의가 지역 최초로 급성충수염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공복강경 수술에 성공했다. 소화기외과 전문의 클루슈베코프 누르잔은 5월 H+양지병원에서 7주간 의료연수를 경험했다. 누르잔은 “H+양지병원의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며 “이번 나눔의료를 계기로 카자흐스탄 의료계에서 한국 의료시스템에 대해 신뢰를 가지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두 병원은 앞으로도 의료진 기술 전수와 연수 기회를 확대하고 공동 콘퍼런스 등을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교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5일에는 알마티 시립병원과도 의료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양국 병원 간 정책 교류, 환자 전원 치료, 의료 심포지엄 개최 등 상호 교류 활성화에 관한 내용을 포함했다. 또 최신시설을 구비한 알마티 병원 ‘메디테라’, ‘MPK클리닉’도 방문해 병원을 곳곳을 돌고 이곳 의료진과 협력 강화를 위한 의견도 나눴다.

김 병원장은 “본원의 우수한 수술과 시술 시스템을 카자흐스탄에 알리는 좋은 기회였다”며 “향후 적극적인 교류 확대와 의료한류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H+양지병원 나눔의료가 방문한 두 지역은 한국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크질오르다는 일제강점기 봉오동·청산리 대첩의 영웅인 홍범도 장군이 1937년 스탈린에 의해 강제이주돼 쓸쓸한 말년을 보낸 곳이다. 알마티는 인구 180만 명에 달하는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로 고려인 이주자 후손들이 12만 명가량 생활하는 지역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료#양지병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