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말라 걱정이라고요? ‘류신’ 많이 든 단백질 드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8일 03시 00분


《#마른 몸이 고민인 50대 후반의 이성훈 씨. 살찌기 위해 안 해 본 것이 없다. 평소 살찌는 한약, 고칼로리, 고지방, 고단백 식품 위주로 섭취했다. 남들은 살찐다고 피하는 음식을 다 먹어도 자신은 아무 변화가 없다.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것인지, 살찌우는 법을 도무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이 씨. 60세가 넘으면

근육이 더 빠져나갈 거라는데, 앞으로 건강이 걱정될 뿐이다.》
마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무작정 많이 먹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살이 안 찌거나 살이 빠져 마른 사람이라면 영양분 흡수가 잘 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다양한 이유로 영양흡수가 안 되면 살찌우는 좋은 음식을 먹어도 근육의 원료로 쓰일 수 없다. 탄탄하게 살을 찌우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 단순 섭취량보다 먹은 뒤 흡수 과정을 거쳐 얼마나 근육으로 전환되느냐가 살을 찌우는 관건이기 때문이다.

마른 사람에게 필요한 살 붙이는 아미노산

단백질을 먹으면 체내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된 후 흡수돼 몸 곳곳에 이용된다. 이 때문에 단백질의 영양가는 그 속에 함유돼 있는 아미노산의 종류와 양에 의해 정해진다. 아미노산은 체내에서 다른 아미노산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과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고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종류가 있다. 후자가 바로 ‘필수 아미노산’이다. 필수 아미노산 함량은 식품 단백질의 영양학적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마른 몸에 탄탄한 살을 찌우기 위해서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근육 손실을 막고 새로운 근육 세포를 만들어내는 필수 아미노산의 섭취율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다.

필수 아미노산은 동물성 단백질에도 많이 함유돼 있다. 하지만 지방 함량이 높아 콜레스테롤 수치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약한 속에 부담을 주기 쉽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이 말라서 살이 찌지 않는 사람, 근육 감소가 있는 노인들에게 식물성 단백질을 권한다.

발효한 콩, 필수 아미노산 8종 함량 높아져

대두는 콩과 식물 중 유일하게 8종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또한 동물성 단백질에서 얻기 힘든 생리활성물질인 이소플라본, 안토시아닌, 올레인산, 리놀렌산, 비타민 A, B1, E,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생콩보다 더 좋은 것은 발효콩이다. 발효는 콩단백질 흡수율을 높이는 열쇠다. 전통 발효식품 된장과는 다르다. 된장의 경우 발효환경이 일정하지 않고 염분으로 인해 상당량의 효소와 영양분이 파괴된다는 점에서 근육의 적절한 재료가 되지 못한다. 또한 발효과정에서 쓴맛이나 신맛이 나는 경우에 아미노산의 함량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도 이상적이지 못하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해 발효환경을 체계화하고, 특허 받은 저분자펩타이드공법으로 발효한 콩은 흡수가 잘되는 형태로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다. 흡수기능이 약한 사람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미세한 아미노산 분자로 이뤄져 있다. 콩을 발효시키면 발효 전보다 8종 필수 아미노산 함유량이 평균 10.5배 높아진다.

아미노산 중 ‘류신’이 살찌우는 데 최고

필수 아미노산 중에서도 류신은 살을 찌우는데 도움을 주는 일등공신이다. 발효한 콩은 류신이 발효 전보다 32.5배 높다. 2012년 영국영양학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노인층 근육량을 늘리려면 류신이 많이 든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류신이 근육 단백질 합성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류신과 함께 근육을 합성하고 촉진하는 데 필요한 아이소류신, 발린의 함유량도 발효한 콩에서 각각 20.2배, 3.3배 높다. 아이소류신은 근섬유의 재생을 촉진함으로써 근육을 빠르게 회복시키고, 발린은 근육의 손상된 세포를 회복시킴으로써 새로운 근육 형성에 도움을 준다. 계명대 식품가공학과 교수는 “발효한 콩은 근육 생성에 꼭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진다는 점 외에도 체내 흡수가 잘되는 점 때문에 살찌우는 데 좋은 식품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충분한 물과 효소 섭취도 살찌우는 데 도움

속이 약한 마른 사람들이나 근육이 적은 노인들은 체내 영양소 흡수를 돕는 효소가 부족한 경우도 많다. 노화로 인해 몸속에 효소가 줄어드는 속도는 근육이 빠져나가는 속도와도 비례한다. 체내 효소는 보통 20대 때부터 줄어들어 80대에는 20대의 40분의 1 정도로 감소한다. 80세까지 근육량 40∼50%가 감소해 20대의 절반에 미친다는 사실과 관련 있다. 효소가 부족해 음식을 먹어도 흡수가 안 되니, 인체 근육을 유지하는 단백질 함량을 채우지 못해 있던 근육마저 빠져나가는 것이다. 효소로 속을 회복시키고 발효콩 단백질이 근육으로 갈 수 있게 영양 선순환이 이뤄져야 살도 잘 붙는다. 나이 들수록 빠져나가는 근육을 붙들고 마른 몸을 살찌우려면 수시로 흡수가 잘되는 단백질을 섭취하고, 효소로 영양소 흡수를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근육의 75%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는 만큼, 근육을 유지하려면 평소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스마트 컨슈머#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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