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 청북읍에 위치한 강소기업 ㈜미르철강은 사업 초기엔 H형강 수입업을 통해 성장 발판을 놓았다. 이후 국내산 H형강 대리점과 중국산 오퍼세일, 국내산 철근 대리점에 이어 수입 철근 판매 규모를 대폭 확장해나갔다. 이처럼 매년 차츰 아이템 다변화를 통해 여느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업계에선 철강 제품은 미르철강에서 다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 돌 정도다. 최근엔 철근 가공 제조까지 사업을 키우면서 그야말로 철강 전 제품군을 다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경직돼 있던 철강 유통 구조를 개선한 덕분에 고객사 만족도도 끌어올렸다. 한국 봉형강 유통 및 가공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춘 업체로 자타 공히 인정받고 있다.
㈜미르철강 본사 사무동 전경.설립 6년만에 매출 1000억 원 돌파
미르철강은 국내 굴지 제강사인 동국제강과 한국철강의 지정 대리점으로서 명성을 차츰 높이더니 설립 6년 만인 2014년엔 연간 매출액 1060억 원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고용노동부로부터 강소기업 인증을 받았다. 올해 매출액은 1800억 원 수준으로 4년 만에 또다시 급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의 호응과 고객 만족이라는 성과가 분명했기에 나올 수 있는 성과다.
이 회사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미르철강이 자체 영업력과 이를 통한 안정된 수요처를 바탕으로 성장해온 측면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성공요인을 꼽자면, 시장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해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낸 덕분이었다.
미르철강 권용성 대표는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 니즈에 맞춰 새로운 틈새를 개척해나간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철강 유통시장의 경직된 구조와 대기업 중심의 시장 판도를 개편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얼핏 외부에서 보면 미르철강이 빠른 성장에만 집중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는 사업 아이템을 다각화할 때에도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것을 더 중요시했다고 밝혔다. 매년 아이템을 추가하되, 꼭 순차적으로 이를 도입했다. 무엇보다 공급 능력을 초과하거나 수요처를 찾지 못하는 등의 사업 리스크는 피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소비자와 시장의 수요 패턴 변화를 정확히 인식한 것 역시 성공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권 대표는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주요 수요처에서 추진하는 사업 아이템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아이템을 늘려갔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판단과 전략은 시장에 제대로 적중한 셈이다.
제품 공급-가공 원스톱 서비스로 차별화
시장에서 미르철강이 호평받은 이유는 단순하다. 그동안 국내산과 외국산을 선택할 수 있는 업체조차도 극히 드물었을 정도로 소비자 선택이 제한된 시장이었다. 미르철강은 철강 유통분야는 공급자 중심이라는 인식을 깨면서 시장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수요처에서도 폭넓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미르철강 입장에서도 아이템 다각화를 통해 기존 품목과의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건설 원가를 낮추는 데에도 큰 기여를 했다. 국내 건설 발전과 가격 안정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미르철강의 등장은 큰 변화의 기점이었다. 건설현장의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권 대표는 “H형강의 경우 일부 대기업들에 의해 독점되고 있다. 기술과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저렴한 제품을 수입하여 건설사들에 대안을 제시하려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외국산 철근의 보급이 늘어날 경우 국내 아파트 공사 원가를 낮추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제품 성능이 떨어진다면 이와 같은 제품을 쓸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철저한 인증을 통해서 국내산 제품 수준에 맞는 외국산 제품을 수입해 공급을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도 변화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외국산이라고 하면 저품질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꺼리는 경향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외국산이라고 하더라도 양질이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면 안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국내외 인증을 통해 제품의 품질을 보증하는 작업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르철강 측은 이러한 인증을 받은 제품을 중심으로 보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미르철강은 철근의 제품 공급과 납품 체계를 갖춘 데 이어 가공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른바 원스톱 시스템이다. 가공과 공급을 한 업체에서 해결해주다 보니 수요처에서도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호평을 내놓았다. 이와 같은 작지만 큰 변화를 통해 동종업계와의 차별성은 더욱 더 뚜렷해졌다.
미르철강은 최신 설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기회를 창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철근 가공 분야로의 확장도 지난해 철근 가공 제2공장을 준설하면서 공급량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 현재 미르철강의 철근 가공 능력은 월 1만2000t 수준에 이른다. 1, 2공장 체계를 통해 국내산과 외국산을 분리해 철근 가공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미르철강 권순태 회장(왼쪽)과 신임대표로 취임한 권용성 대표.인터뷰 / ㈜미르철강 권용성 대표 “팀 체제서 본부 체제로 개편… 단순 유통 아닌 유통·가공 업체로”
올해 미르철강의 신임대표로 취임한 권용성 대표는 2세 경영인이지만, 신사업 기획부터 시장 분석 및 운영까지 도맡아 회사를 성장시킨 인물이다. 그가 직접 키워낸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근 유통시장은 워낙 시장이 공고해서 진입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인식을 깨고 사업을 성장궤도에 올려놓았다.
“해외 선진 철강산업의 발전 방향을 고민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길 원하는 시장의 흐름을 읽고 사업에 뛰어든 것이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처럼 수요 상황의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시킨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많다. 사업 성장의 발판을 다지는 한편, 건설업계에서 차지하는 영향력 자체가 크게 늘었다.
이는 미르철강의 더 큰 성장을 위한 도약대였다는 게 업계 전반의 평가다. 올해 초 대표 취임을 통해 명실상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기반을 마련한 권 대표는 미르철강의 두 번째 도약을 지금 준비하고 있다. 권 대표는 취임 후 올해 팀 체제에서 본부체제로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도 그러한 도약을 위한 준비로 평가할 수 있다.
그는 조직 개편을 통해 단순 철강 유통업체가 아닌 전문업체로 한 단계 더 발돋움하겠다는 비전을 분명히 했다. 구체적으로 영업팀을 마케팅 본부로, 가공팀을 생산품질관리본부로, 회계팀을 경영지원본부로, 관리무역팀을 마케팅지원본부로 모두 격상시켰다. 또한 R&D기술개발팀을 신설하여 철근선조립 공법에 대한 연구개발을 한다. 권 대표는 이를 통해 각 본부 책임자에게 권한과 힘을 실어주었다. 직제 개편에선 회사를 체계화하겠다는 뜻도 읽힌다.
권용성 대표이번 인사에선 무엇보다 유통 역량으로서 마케팅 영업 조직을 확장해 준 점이 눈에 뛴다. 전통적으로 강했던 영업 분야뿐만 아니라 기술력이 중요시되는 가공 분야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겠다는 강력한 리더십의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조직을 총괄하는 것은 역시 권 대표의 업무다. 부친인 권순태 전 대표는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해 경영 전반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이로써 동종업계와 가공 역량에서 차이를 벌릴 것으로 기대된다. 생산 효율성과 제품의 품질 역량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 철강 제품은 미르에 가면 다 해결할 수 있다는 평가에 대해서 알고 있느냐고 묻자, 권 대표는 “그런 평가에 더 부응하기 위해선 회사 차원의 강력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직 변화 역시 혁신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그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권 대표는 “회사의 더 큰 발전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보다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하는 한편 선조립 신기술에 대한 브랜딩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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