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가짜, 페이크 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9일 03시 00분


지컷
찬 바람이 외투 틈을 파고들어 살이 에일 때면 생각나는 아이템이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해지는 퍼 코트다. 심플한 이너 위에 퍼 코트 한 벌만 입어도 고급스러우면서 따뜻한 겨울 패션이 완성된다.

몇 년 전부터 패션을 위해 잔인하게 희생되는 동물을 구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페이크 퍼(fake fur)’가 핫한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5년에는 ‘스텔라 매카트니’, 2016년 ‘조르지오 아르마니’에 이어 지난해 ‘구찌’도 동물 모피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퍼 프리(fur free)’ 선언을 했다. 패션과 윤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것.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페이크 퍼 제품을 선보이면서 과거에는 싸구려로 인식되던 페이크 퍼는 최근 동물 모피 못지않게 고급스러운 품질과 보온성을 자랑한다. 특히 다양한 색상 표현이 가능하고 보관이 용이하며 가격도 합리적이라는 점에서 디자인, 실용성, 가성비 삼박자를 모두 충족시키는 마법의 아이템이 됐다.

지난 겨울에 이어 올 겨울에도 페이크 퍼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올해는 원색, 파스텔 톤 등 화려한 색상과 다채로운 패턴이 적용된 파격적인 디자인의 퍼 코트가 인기다. 귀엽고 포근한 느낌의 테디베어 코트(teddy bear coat, 동물 인형 같은 부드러운 소재로 만든 페이크 퍼 코트)도 인기다.


○화려하게, 더 화려하게

스텔라 매카트니
스텔라 매카트니
스텔라 매카트니는 올 시즌 애니멀 프린트가 적용된 코트를 선보였다. 퍼를 각기 다른 길이의 조각으로 커팅한 후 다시 조합해 독특한 느낌을 준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모든 의류와 가방, 신발 등 소품에 가죽이나 퍼 등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다. 퍼 코트의 털 역시 리얼 퍼는 아니지만 진짜 양모처럼 부드럽고 포근하다. 제품에 따라 퍼를 길고 풍성하게 하거나 짧고 캐주얼한 형태로 적용했다.

YCH
동물 모피 사용 중단 방침을 밝힌 아르마니도 올겨울 화려한 색감의 페이크 퍼 재킷을 내놨다. 청량감이 도는 밝은 녹색의 외투는 허리까지 오는 짧은 길이로 깜찍한 느낌을 준다. 목 부분을 높게 디자인하고 여밈 장치를 적용해 멋과 보온성 모두를 충족한 것이 특징. 드리스 반 노튼은 카멜, 분홍, 검정, 파랑 등 화사하고 강렬한 색상을 활용했다. 엉덩이를 덮는 짧은 기장부터 무릎을 덮는 긴 기장까지 다양한 길이의 페이크 퍼 코트를 선보였다.


○ 몽실몽실 테디베어 코트

YCH
YCH는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페이크 퍼 코트를 선보였다. 고전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클래식한 룩에 독특한 소재의 페이크 퍼를 접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LF 앳코너는 테디베어 안감을 사용한 레어 무스탕을 내놨다. 스트리트 패션 분위기를 담은 롱 라이더 스타일의 레어 무스탕은 자칫 무거워 보일 수 있는 무스탕을 트렌디하고 캐주얼하게 변신시켰다.

지컷
지컷은 올겨울 ‘퍼 컬렉션’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의 페이크 퍼 코트를 선보였다. 밝은 레드 색상의 재킷은 짧은 기장과 래글런(어깨를 따로 달지 않고 깃에서 바로 소매로 이어지게 한 외투) 디자인, 더블 포켓과 복슬복슬한 페이크 퍼 소재와 어우러져 귀여운 멋을 더한다.

보브는 독특한 질감이 돋보이는 울 혼방 페이크 퍼 테디베어 코트를 선보였다. 다양한 옷에 툭 걸치는 것만으로 트렌디한 느낌을 주는 활용도 높은 겨울철 포인트 아우터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q#매거진 q#스타일#페이크 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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