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이노베이션 확대… R&D 체질 확 바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9일 03시 00분


유한양행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최근 암(癌) 정복의 열쇠로 떠오른 면역기전을 발견하고 기능을 밝혀낸 의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이에 국내에서도 ‘면역항암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제약사들도 면역항암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중에서도 유한양행의 행보가 눈에 띈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면역항암제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신약개발은 오랜 시간과 많은 투자가 선행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소명”이라며 “미래의 희망이 된다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연구개발(R&D)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펼쳐왔다.

1조4000억 원 기술수출로 결실 맺은 뚝심

특히 최근 지속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어 눈길을 끈다. 5일 유한양행은 존슨앤존슨의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테크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신약물질 레이저티닙(Lazertinib·후보물질명 Yh25448)의 라이선스와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음을 발표했다.

기술수출 총액은 12억5500만 달러(약 1조4000억 원)에 달하고 상업화 출시 후 순매출액에 대해 단계별로 두 자릿수 로열티를 받는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 능력과 국산신약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평가다.

그간 국산신약 개발에 대한 일부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레이저티닙의 해외 기술수출은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 능력을 지속적으로 입증하고 바이오산업에서 신약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확인해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2015년 이 사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R&D 분야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의 가시적 성과이자 유한양행이 R&D를 통해 글로벌 제약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계기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유한양행은 올해 7월 엔솔바이오사이언스와의 오픈이노베이션 과제인 퇴행성 디스크질환 치료제 후보물질(YH14618)을 미국 스파인바니오파마에 2억1815만 달러 규모에 기술 수출하며 가능성을 높여왔다.


R&D 체질 바꿔 의약 연구 분야의 허브로

신약 후보물질이 점차 고갈돼 가면서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거나 공동연구를 추진 중인 사례가 늘고 있다. 유한양행도 지난 몇 년간 다양한 R&D 파이프라인 확보와 신사업 기회 창출을 위한 외부 전략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이는 직접적인 R&D 투자금액으로 환산되지는 않지만 지속 성장동력 확보에 대한 유한양행의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2015년부터는 바이오니아, 제넥신 등 바이오벤처에 활발한 지분 투자를 통해 원천기술 확보와 R&D 파이프라인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과 연구개발 역량을 지닌 바이오제약 기업에 폭넓은 투자를 통해 파이프라인 확대는 물론 지속적인 연구개발 성과 창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2016년 9월에는 미국의 항체 신약 전문기업인 소렌토와 조인트벤처 ‘이뮨온시아’를 설립해 면역항암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5년 초 9개였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은 현재 20개가 넘는다. 최근 3년간 유한양행의 외부 지분 투자는 2000억 원에 달하고 상당수가 연구개발 관련 기업에 대한 것이다.

올해에도 신테카바이오와의 유전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개발 협력 MOU 체결, 앱클론과의 면역항암 이중항체신약 공동연구개발 계약 체결, 브리지바이오와의 면역항암제 공동연구개발 협약 체결 등 지속적인 오픈이노베이션 확대를 시행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굿티셀, 에이비엘바이오 등과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도입과 공동연구를 추진키로 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러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연구 활동의 전략적 네트워크를 강화함으로써 국내외 의약 연구 분야의 허브로 발전하고 유망 벤처기업, 대학 등과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올해 유한양행은 글로벌 진출을 위해 미국 샌디에이고에 독립법인인 ‘유한USA’를 설립했다. 이곳에서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에 나선다. 유한USA는 유한양행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와 첨병 역할을 할 예정이다. 임상과 신약개발, 벤처투자 등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개념으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이뤄지는 유한양행의 주 연구와 함께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선진 정보 취득 및 파이프라인 확대 기회 모색, 해외 기업과의 공동연구와 투자기회 확보 등에 나설 계획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bio 의약#의약품#제약#유한양행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