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공장 건물에서 영국 스포츠카의 패션쇼가 열렸다. 1936년 일제강점기에 건축된 밀가루 공장 ‘대선제분’에 슈퍼카가 등장했다. 눈이 내려 하얀 세상을 만든 13일 고층빌딩으로 둘러싸인 오래된 공장이 전시공간으로 변한 것이다. 낡은 철판 지붕 아래에는 ‘안전제일’과 ‘불조심’ 문구가 눈에 띄었다. 그 아래 노란색과 검은색의 맥라렌이 세워져있었다.
캄캄한 공장내부는 화려한 조명이 이곳저곳을 비추고 있었고, 발랄한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한 줄기 빛은 먼지가 묻은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다.
이날은 영국의 슈퍼카 브랜드 맥라렌이 600LT를 선보인 날이었다. 이 차는 3.8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해 제로백이 2.9초에 불과하다. 영국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며 가격은 최소 2억 7000만원에 달한다. 타이어는 피렐리와 함께 개발한 ‘P Zero Trofeo R’ 이 달려 나온다.
자동차 발표회장으로 변한 ‘대선제분’은 제분공장, 목재 창고, 대형 창고 등 23개 동이 당시 모습을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난 8월 서울시 도시재생 사업을 거쳐 기획전시장, 갤러리, 근린생활시설로 활용된 것이다. 앞으로는 산업 역사를 기록하는 전시관과 사무공간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또한 공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가로환경 정비도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에는 또 어떤 전시가 이뤄질지 기대해본다. 늙은 공장의 화려한 변신은 무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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