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 자녀를 키우는 박정연 씨(40)는 맞벌이를 하느라 평일 오후에 자녀에게 간식을 챙겨 주기 어렵다. 이 점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 올 5월부터 방과후 돌봄교실에서 나오는 과일 간식 덕분에 걱정을 다소나마 덜었다. 박 씨는 “아이가 일주일에 세 번씩 과일을 먹기 시작하면서 과자를 찾는 횟수도 줄고 집에서도 과일을 곧잘 먹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정부가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초등 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 제도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5363개 학교, 약 23만 명의 돌봄교실 초등학생에게 일주일에 1∼3번씩 총 30번의 과일간식을 제공했다. 이달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도 올해와 같은 72억 원의 예산이 반영됐다.
사과, 배, 포도, 감귤 등 150g 내외로 포장돼 제공되는 과일간식 덕분에 학생들의 비만도가 낮아지는 추세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초등돌봄교실 대상 부처협력 비만예방 프로그램의 추진성과 및 향후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돌봄교실에서 식생활 교육과 가벼운 운동, 주 3회 과일간식 제공을 병행한 과체중·비만아동 중 23.9%(35명)가 정상체중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초중고교생 비만학생 비율은 17.3%로 매년 증가세다.
학부모와 교사의 만족도도 높았다. 농식품부가 올해 과일간식 지원을 받은 학교 중 530곳의 학생 2200명과 학부모 1100명을 대상으로 11월 실시한 조사 결과 학생의 90.2%가 지속적으로 과일간식을 공급해 달라고 답변했다. 학부모 중에도 과일간식이 필요하다(96.0%)는 의견과 전체 학년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91.9%)는 의견이 많았다.
정부는 과일간식의 품질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데에 역점을 두고 있다. 제공되는 과일은 친환경 인증을 받았거나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은 재료다. 농산물 표준규격의 ‘상’ 등급 이상인 지역 농산물을 우선 권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사과(18.3%), 감귤(16.7%), 멜론(12.8%) 순으로 선호했으며 71.6%가 맛있다고 답했다.
농식품부는 2020년에는 돌봄교실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1∼2학년 전 학생, 2021년에는 1∼3학년 등으로 확대하고 2022년에는 모든 초등학생에게 과일간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정욱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학생들의 식습관을 개선해 장기적으로 비만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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