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나라님 김정은, 방탄소년단보다 좋아” 또 환영집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7일 03시 00분


백두칭송위 소속 대학생 50명… 서울 도심서 진달래꽃 흔들며 행사
시민들 “기가 찬다” 욕설도

“김정은 위원장은 국민 기 펴게 해주는 최고의 나라님.” “방탄소년단보다 김정은이 100배, 1000배 좋다.”

15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백두칭송위원회’ 소속 대학생 50여 명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연설대회와 음원 발표회를 열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앉아 있던 참가자들은 환영의 의미로 분홍색 진달래꽃을 흔들었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김정은 환영위원회 백두지킴이’를 결성하는 콩트였다. 아빠, 엄마, 아들이 가족으로 등장하는 콩트에서 아빠는 ‘김정은 forever’ ‘김정은♡’라고 적힌 손팻말을 꺼내 들었다. 아빠는 “방탄소년단보다 김정은을 100배, 1000배 좋아한다. 겸손하지, 똑똑하지, 과학이면 과학, 예술이면 예술 모르는 게 없다”고 김 위원장을 한껏 치켜세웠다. 또 “김정은은 미국놈들 찍소리 못 하게 한다. 국민들 기 펴게 해주는 게 최고의 나라님”이라고 평가했다. 콩트 말미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환영하러 서울에 인공기를 들고 나가자”고 제안했다.

콩트에 앞서 이들은 13일 발매한 디지털 미니앨범 ‘소풍은 백두산으로’ 수록곡을 공개했다. 앨범에는 ‘소풍은 백두산으로’ ‘멀다고 하면 안 되겠구나’ 등 7곡이 수록돼 있다. ‘눈앞에 펼쳐진 평양은 어떨까 마음 같아선 이미 내 고향’ ‘여름엔 문수 물놀이장에 겨울엔 마식령 스키장에(가자)’ 등 통일을 염원하며 북한을 그리는 내용의 가사로 이뤄져 있다.

행사를 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김모 씨(57)는 “젊은 사람들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어디서 저런 생각을 배웠는지 기가 찬다”고 말했다. 한 중년 남성은 욕설을 하며 지나가기도 했다. 반면 긍정적으로 본 시민도 있었다. 이들이 행사장 옆에 마련한 남북 정상 만남 사진전을 감상하던 이모 씨(75·여)는 “(김 위원장을) 무조건 찬양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만 남북이 만나려는 노력을 칭찬하는 것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최고 나라님 김정은#또 환영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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