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15일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김무성 최경환 의원 등 현역 국회의원 21명에 대해 당원협의회 위원장직을 박탈하거나 향후 공모에서 배제하기로 전격 결정해 파장이 일고 있다. 복당파는 9명, 친박(친박근혜)계 또는 잔류파는 12명이다.
소속 의원 112명 중 18.8%를 물갈이하는 것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에 책임이 있는 사람과 탄핵 및 분당을 추진한 사람 양쪽에 책임을 묻겠다는 것. 원외 당협위원장을 포함하면 전체 253개 당협 중 79개인 31.2%가 교체 대상이 됐다. 이번 물갈이를 주도한 한국당 조직강화특위의 전주혜 위원은 “2016년 총선, 최순실 사태, 보수정당 분당(分黨), 대선과 지방선거의 패배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인적 쇄신 배경을 설명했다.
○ 탄핵 둘러싼 친박·비박 모두 심판
이번 조치는 총선 국면이 아닌 ‘평시’에 이뤄진 것으로는 전례 없는 수준의 인적 쇄신 규모다. 1년 전 홍준표 대표 체제에서 서청원 유기준 배덕광 엄용수 의원 등 현역 4명을 포함한 62명을 물갈이했던 것과 비교해도 규모가 크다.
조강특위는 비박(비박근혜)계·복당파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에게 2016년 총선 공천 당시 ‘옥새 파동’으로 청와대와 대립하면서 한국당이 원내 2당으로 밀려난 책임과 탄핵 정국에서의 보수정당 분열 책임을 물었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은 박근혜 정부 요직을 지내면서 최순실 국정 농단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도록 했다. 김 의원은 이미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협위원장을 사퇴했고 최 의원도 기소 수감 등으로 현직 당협위원장은 아니지만 상징적 의미에서 배제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게 조강특위의 설명이다.
친박계·잔류파 배제 대상 현역 의원(12명)인 홍문종 윤상현 의원 등은 당 사무총장을 이어 맡았고, 원유철 김정훈 의원은 2016년 총선 당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서 패배를 막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박근혜 정부의 요직을 지낸 김재원 곽상도 윤상직 정종섭 의원 등은 국정 농단을 막지 못한 점이 고려됐다. 복당파 중 배제 대상이 된 권성동 김용태 이군현 황영철 홍일표 의원 등 8명은 탈당을 주도한 책임을 물었다.
○ 반발 움직임, 당 대표 선거로 수렴될 듯
당초 조강특위는 현역 의원 38명을 물갈이하는 쇄신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과도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재논의 끝에 ‘21명’으로 조정됐다. 15일 명단을 확정하기 위한 비대위원회에선 나경원 원내대표가 “각각의 배제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자, 이진곤 조강특위 위원은 “비대위가 특위 안을 받든지 거부하든지 양단간에 선택을 하라. 수정안은 없다”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 뒤에도 “단일대오를 이루고 대여 투쟁을 하는 데 진통이 있지 않을까 싶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배제 대상이 된 의원들의 움직임은 엇갈렸다. “소명과 재심의 기회를 줘야 한다”(홍문표) “특정 지역, 특정 인물만 겨냥한 표적 심사”(곽상도)라는 반발도 나왔지만 수용하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할 말이 많지만 말을 아끼겠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이라면 따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에 반발한 탈당이나 집단행동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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