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현 정부 들어 첫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내년 경제정책 방향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올해 경제성과에 대해 “임금과 가계소득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가운데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을 닦았다”고 말했다. 이런 대통령의 평가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거의 예외 없이 현 정부의 정책 가운데 가장 잘못된 분야가 경제 분야로 꼽히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 인식과는 괴리가 있다.
그러나 적어도 정부가 제시한 내년도 경제정책의 중점 과제들을 보면 올해와는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일말의 기대감을 갖게 한다. 큰 방향으로 전방위적 경제 활력 제고, 경제 체질개선 및 구조개혁, 경제 사회의 포용성 강화, 미래 대비 투자 및 준비 등 4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경제 활력과 경제체질 개선을 포용성 강화 앞에 내세운 것은 성장이 이뤄져야 포용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당연하다.
특히 경제 활력을 찾기 위한 방안으로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서울 창동 케이팝 공연장 등 민간기업 프로젝트를 연내 착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점은 주목할 만하다. 비교적 자금 여력이 있는 기업들도 설비 확충을 꺼리는 이유로 각종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호소해왔다. 보건 관광 등 서비스산업의 육성을 위해 서비스발전기본법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점도 만시지탄(晩時之歎)이 있지만 맞는 방향이다.
문제는 계획이 아니라 실천이다. 민간투자를 활성화하려면 기업들이 왜 투자를 꺼리는지, 정확한 진단과 대책도 수반돼야 한다. 정부는 규제혁신의 필요성을 누누이 강조해왔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규제 현실은 달라진 게 없다. 국가 경제 전체의 활력을 위한 일련의 조치들에 대해 기업만 혜택을 본다며 반대하는 일부 시민단체, 강성 노동세력 등이 존재한다. 우리 경제가 내년에도 침체의 길을 걸을지, 아니면 정부가 어제 발표한 대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이런 반대 목소리를 어떻게 설득하고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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