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골분 산업은 환경오염 방지 역할… 지역과 상생 노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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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엠앤티

경북 영천의 ㈜홍창엠앤티 본사 사무실.
경북 영천의 ㈜홍창엠앤티 본사 사무실.
홍창엠앤티는 육류 식품화 과정에서 나오는 가축 부산물들을 처리·가공해 육골분(골분) 및 사료용 유지를 생산하는 전문업체다.

생산품인 골분은 사료용과 비료용으로 쓰인다. 육골분은 도축 후 나오는 뼈와 생지 등의 부산물을 렌더링 처리해 기름을 빼고 남은 고형분을 분쇄한 것이다. 규격화된 육골분을 대량으로 처리하면서 내실과 규모를 확장할 수 있었다. 업계에선 현재 국내 육골분 시장의 80%가량은 홍창엠앤티가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의 선두주자인 셈이다.

홍창엠앤티 장근호 대표는 “우리가 육류를 섭취하는 한 이에 대한 부산물은 반드시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를 육골분으로 재가공하는 일은 부존자원을 최대한 재활용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홍창엠앤티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우수 재활용 제품에 인증하는 GR(Good Recycled) 마크도 2006년 1월부터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가축 매립으로 인한 토양 오염을 막는 역할”

홍창엠앤티는 육골분 처리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경제적인 효과 외에도 육류 부산물을 매립할 때 발생하는 토양 오염 등을 막기 위해서라도 육골분 처리의 필요성과 의의를 부각하고 있다. 큰 틀에선 환경 보호라는 취지에 동참하는 기업이다.

다만 지역사회와의 상생 등은 늘 숙제로 남아있다. 주변에서 가장 걱정하는 점은 무엇보다 악취 등 생활공해 문제다. 주변의 민원뿐만 아니라 지자체 등에서도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당부받고 있다. 홍창엠앤티는 이와 관련해 다양한 선도 조치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 대표는 “전체 매출의 3%를 악취 등 생활 민원을 개선하는 데 쓰고 있다”면서 “악취 민원 문제를 잘 알고 있는 만큼 개선방안을 내놓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하면서 투자도 아끼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홍창엠앤티 측에 따르면, 현재 악취 물질 중 약 80%를 처리하는 수준까지 기술을 끌어올렸다. 나머지 20%를 제거하는 것이 차후 과제인 셈이다. 장 대표는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악취 해결을 고민하며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향후 과제로 지역과의 상생을 키워드로 내건 모습이다.

다만 환경오염시설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가축을 도축한 뒤 나오는 부산물을 그대로 땅에 매립할 경우 악취뿐만 아니라 토양 오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이슈이기도 하다. 장 대표는 이를 재활용해 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은 크게 보면 토양오염 측면에선 진일보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육골분 산업 발전에 기여

충북 진천의 ㈜홍창엠앤티 공장.
충북 진천의 ㈜홍창엠앤티 공장.
홍창엠앤티는 1975년 창업 이래 육골분 산업 발전을 위해 한우물을 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업 원년 홍창산업으로 설립될 당시엔 해외에서 이를 제조할 설비를 수입해야만 했다. 그러나 자체 기술력을 쌓아가면서 시설 국산화에 성공해 결과적으로 산업을 발전시켰다.

회사 측은 최근엔 가금류 관련 렌더링 처리시설 준공도 완료해 전염병과 관련해서도 걱정 없이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고 밝혔다. 나날이 기술 축적이 이뤄지는 가운데 더 효율적이면서도 악취 문제 등을 일으키지 않는 기술 개발에 더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홍창엠앤티는 창업주인 장지식 회장, 장 대표로 이어지는 40년 동안 기업을 안정적으로 이끈 경영 능력을 높이 평가받으면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명문 장수기업으로 언급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장 대표는 “회사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사회공헌과 복지에 신경 쓰는 회사로 보다 더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앞으로의 다짐을 밝혔다.

▼ “경기 침체로 어려운 한 해깵 내년엔 한 단계 도약 기대” ▼
장근호 대표 인터뷰

홍창엠앤티의 육골분 제조 분야는 국내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뿌리 산업이다. 육류 소비가 줄어들면 육골분의 원료가 되는 가축 관련 부산물 또한 덩달아 큰 폭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의욕적으로 사업을 전개해온 홍창엠앤티 장근호 대표는 “올해만큼은 다른 때와 비교해서도 유독 더 힘들었던 시기”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어둡게 그늘이 진 한국 경제의 단면을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하다.

“결국 경제가 살아야 고기도 많이 먹고, 도축을 해야 그 부산물을 처리하는 일을 하는데 경기가 죽어버리니 저희 같은 제조업은 공장 돌리기도 어려웠던 게 사실입니다. 내년에도 경기가 좋아져야 할 텐데 그게 가장 큰 걱정이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그가 의지를 다잡을 수 있었던 것은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해온 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노력이 있고 회사의 전통을 이어가려면 마음을 굳게 먹고 내년엔 도약해야 한다는 게 장 대표의 다짐이다.

홍창엠앤티는 근로자의 80% 이상이 10년 이상 장기근속자로 이뤄져 있다. 장 대표는 직원들에 대해 ‘오늘의 도전은 내일을 연다’는 사훈을 함께 되새기며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라며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장 대표가 취임 이래 함께하는 노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만큼, 앞으로도 많은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노사 문화에 대한 중요성이 앞으로도 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홍창엠앤티 또한 화합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결국 함께 해준 직원들 덕분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고생해준 직원들을 위해서 보다 노력하고 발전하는 회사가 되겠습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중소벤처기업#중소기업#홍창엠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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