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국비 등 98억원 들여 건립
평상시엔 생활체육공간으로 쓰고 육상대회땐 웜업장으로 활용 계획
지난해 대관실적 저조해 적자 누적
18일 오후 3시경 대구 수성구 삼덕동 대구체육공원. 육상진흥센터 옆으로 난 도로를 따라 올라가자 하얀 지붕의 건물이 나타났다. 대구시가 2016년 시민들의 생활체육과 여가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지은 시민생활스포츠센터다.
차량 60여 대를 댈 수 있는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지은 지 2년이 넘었는데도 주차장 사용이 많지 않은 듯 아스팔트 포장과 주차선의 색이 마치 새것처럼 선명했다. 1층 현관에 들어서자 유리문 안쪽에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고 적힌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건물 안에는 나무 재질의 마룻바닥에 배드민턴을 칠 수 있게 선이 그어져 있었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없었다. 길이 130m의 직선 육상 레인은 초록색 천으로 덮여 있었다. 건물 밖에서 청소를 하던 한 직원은 “가끔 배드민턴 동호회나 유치원 행사가 열린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지은 시민생활스포츠센터의 활용도가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98억 원의 세금을 들여 지었지만 이용률이 저조하고, 매년 수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19일 대구시에 따르면 2016년 10월 98억 원(국비 30억 원, 시비 68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1층, 연면적 5479m² 규모의 시민생활스포츠센터를 지었다. 지상 층은 1층이지만 실제 건물의 층고는 2층 높이다.
당초 시민생활스포츠센터는 인근 육상진흥센터의 웜업(Warm up)장 용도로 지었다. 대구시가 2014년 3월 725억 원(국비 579억 원, 시비 146억 원)을 들여 지은 육상진흥센터 내의 웜업장 규모가 850m²로 국제규격(3300m²)에 못 미쳐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시설기준 1등급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국제대회 유치가 어려워진다.
대구시는 부랴부랴 육상진흥센터 뒤에 웜업장을 새로 지으면서 평상시에는 배드민턴과 탁구, 프리테니스 등 다목적 생활체육공간으로 활용하고, 각종 국내·외 육상대회가 열릴 때는 육상진흥센터의 웜업장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민생활스포츠센터의 이용 실적은 매우 저조하다. 지난해 대관 실적은 13건, 39일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체육 분야와 관련된 대관은 육상전지훈련 1건, 생활체육행사 5건 등 6건뿐이었다. 나머지 7건은 유치원과 학교, 기관, 단체의 행사에 사용됐다.
지난해 시민생활스포츠센터의 대관료 수입은 1억4000여만 원이었다. 반면 지난해 인건비와 유지관리비 등의 운영비로 7억9000여만 원을 지출했다. 6억5000여만 원의 적자를 낸 것이다. 올해 대관 실적도 1월부터 이달 초까지 25건, 44일에 불과해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9월 대구시의 공공체육시설 활성화를 위한 연구 용역에서 시민생활스포츠센터는 배드민턴과 댄스스포츠 등 특수 종목을 제외하고는 활용도가 낮고, 단발성 이벤트 형태로 운영돼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개선 전략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그동안 오전과 오후, 종일로 구분해 대관 신청을 받다 보니 단체 위주로만 이용할 수 있어 대관 실적이 저조했다”며 “최근 관련 조례를 개정해 개인과 소규모 동호회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대관 신청을 시간대별로 나눠 받기로 하는 등 활성화 방안을 계속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