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얘들아!”… 400명의 희망천사가 ‘기적’을 선사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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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어위시 한국 지부

10월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임다윤 양이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공주가 되는 소원을 이룬 뒤 활짝 웃고 있다. 임 양은 한국메이크어위시 한국 지부를 통해 소원을 이룬 4000번째 아동이다. 한국메이크어위시 한국 지부 제공
10월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임다윤 양이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공주가 되는 소원을 이룬 뒤 활짝 웃고 있다. 임 양은 한국메이크어위시 한국 지부를 통해 소원을 이룬 4000번째 아동이다. 한국메이크어위시 한국 지부 제공
“공주가 될 수 있어 너무 행복했어요.”

임다윤 양(6)은 10월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청록빛 드레스를 입은 채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하객 30여 명의 축하를 받으며 공주 임관식을 갖고 소원을 이룬 것이다.

임 양은 2016년 1월 감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항암 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을 받았고, 지금도 매달 병원에서 건강 상태를 점검받아야 하는 상태다.

비록 투병생활을 하고 있지만 임 양은 친구들과 애니메이션 ‘시크릿 쥬쥬’ 역할 놀이를 즐겼다. 그는 작은 체구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공주 캐릭터를 맡지 못한 것을 항상 아쉬워했다. 메이크어위시 한국 지부는 이런 임 양의 사연을 전해 듣고 공주가 되는 소원을 이뤄줬다. 10월에 열린 소원 이루기 행사는 재단 설립 이후 4000번째 ‘기적’이었다.

메이크어위시 한국 지부는 ‘소원을 통해 난치병 아동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슬로건을 내 걸고 매년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국내 환아 300여 명의 소원을 이뤄주고 있다. 올해도 임 양을 비롯해 307명(12월 13일 현재)에게 희망을 전했다. 지역 사회의 참여도 독려하고 있다. 한 명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기업, 공공기관, 동호회와 일반 개인까지 유무형의 자원을 동원해 소원을 현실로 만드는 기적에 동참하고 있다. 임 양의 경우 재단과 2007년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삼성전자 DS부문이 적극 후원해 결실을 맺었다. 삼성전자 DS부문 임직원들이 봉사자로 참여해 무용 발레단, 영화 코스튬 클럽 등을 꾸며준 것. 메이크어위시 한국 지부는 이처럼 기업들의 협업을 통해 단순히 수혜 대상자에게 선심성 일회성 지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또 기업들에 자연스럽게 나눔의 소중함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나눔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더 나아가 ‘불치병’ ‘전염병’ 등 난치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개선되는 선순환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성과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DS부문에서 ‘소원별 희망천사’로 활동 중인 송명근 씨(35)는 “소원성취 봉사가 자신에게 힐링(치유)이 되는 기회였다”며 “제 주변에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함께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크어위시 한국 지부가 올해 8월 소원별 희망천사 소속 봉사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7%가 ‘소원 성취 봉사활동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특히 소원성취 활동 이후 자신의 변화에 대해 38%가 ‘난치병 아동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늘었다’고 응답했다. ‘봉사활동을 통한 성취감을 느꼈다’는 의견도 31%나 됐다. 아픈 어린이를 돕는 활동이 참가자의 변화를 이끈 셈이다.

김경욱 메이크어위시 한국 지부 사무총장은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환아와 가족들에게는 경제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정서적 지원 등 다각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며 “소원 성취 사업이 환아 한 명에 대한 단순한 지원에 머물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메이크어위시 한국 지부는 내년에는 ‘Every Day is a Wish day’(매일매일 소원이 이뤄지는 날)라는 슬로건을 걸고 국내 난치병 환아 365명에게 소원 성취를 통한 삶의 변화를 이끌 예정이다.

메이크어위시 한국 지부는 백혈병, 뇌종양, 림프종 등 소아암을 비롯해 희귀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아동의 소원을 이뤄주는 국제 비영리 단체다. 1980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한 소년의 소원을 들어주면서 시작됐다. 현재 전 세계 42개 국가에 지부가 설립됐고 총 45만 명이 넘는 환아가 도움을 받았다. 한국 지부도 2002년부터 올해까지 4000명이 넘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과 사업 참여 방법 등은 메이크어위시 한국 지부의 인터넷홈페이지나 페이스북등을 참고하면 된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나눔 다시 희망으로#사회#메이크위시#한국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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