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외딴 카페서 찾은 진정한 삶의 목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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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의 카페/존 스트레레키 지음·고상숙 옮김/228쪽·1만4800원·북레시피

단조로운 일상에 지쳐 훌쩍 휴가를 떠난 존은 한밤중에 길을 잃고 헤매다가 외딴 카페를 찾는다. 아늑하지만 어딘지 기묘한 분위기의 이곳, 메뉴판엔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라고 씌어 있다. 가만히 다시 보니 그 글귀는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로 바뀌어 있다.

우리 시선이 닿는 곳 어디든 광고가 붙어 있는 세상이다. 광고는 이 차를 가지면, 이곳으로 여행을 떠나면 인생은 행복으로 가득 찰 것이라는 듯 우리를 유혹한다. 두둑한 연봉으로 그것들을 사들여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건 행복에 이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일지 모른다.

카페 사람들은 존에게 묻는다. “삶의 목적을 찾기 위한 삶을 살고 있느냐”고. “삶의 목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있느냐”고.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존은 다른 사람들이 정한 만족스러운 삶의 기준을 따른다고 해서 자신이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남들의 부러움을 살 만한 연봉을 받아 값진 물건들을 잔뜩 사더라도 본인이 그것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말이다.

자기계발서지만 머리가 번쩍 뜨이는 듯한 영감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가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부, 승진, 명예가 아닌 ‘행복’이 새해 목표인 독자라면 카페에서 느긋하게 읽어볼 만한 한 편의 동화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세상 끝의 카페#존 스트레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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