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조가 틀어져 있는 건물은 결국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몸의 정렬이 바르지 못하면 탈이 난다. 필라테스는 인체의 골조를 바로잡아 주고 탄력 있고 매끈한 근육을 붙여 준다.”
대한체육회가 여성생활체육 지원 사업으로 실시 중인 ‘미(美)채움 프로젝트’의 맞춤 체조 전문 강사를 2년 연속 맡은 최선희 씨(39·리턴투 필라테스)를 만났다. 그는 본인 스스로가 임신기와 출산기에 운동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최 씨는 꾸준하고 적합한 운동으로 노산임에도 불구하고 3년 전 첫째 아들과 네 달 전 둘째 아들을 모두 자연분만 했다. 특히 둘째 아들 출산 후 10일 만에 강사 업무에 복귀해 기간이 3개월인 미채움 프로젝트를 거뜬히 마쳐 주위를 놀라게 했다.
―간호사에서 필라테스 강사로 변신한 이유는….
“첫 번째 아기를 유산하면서 15년 동안의 간호사 생활을 접었다. 더 이상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어깨와 무릎 통증이 심해 정형외과, 한의원 등 온갖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이 안돼 운동을 시작했다. 요가, 스피닝, 헬스, 수영도 별 효험이 없었는데 필라테스를 하고 나서 ‘바로 이거다’라는 느낌이 왔다. 몸이 아프지 않게 되니까 너무 좋았다. 건강하고 밝게 살고 싶어 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필라테스를 했고 소도구, 기구 등 관련 자격증을 모두 땄다. 백일도 안 된 첫째 아들을 데리고 출퇴근했다. 내가 운동하고 강습하는 시간에 아들을 돌봐주신 홍정심 원장님과 동료 선후배들의 도움과 격려가 컸다.”
―임신기와 출산 후 운동이 필요한 이유는….
“임신기에는 릴렉신 호르몬이 많이 분비돼 모든 관절이 벌어지고 골반은 틀어진다. 심하면 걷기도 힘들다. 이완 호르몬은 출산 후에도 약 1년 6개월 동안 주기적으로 분비된다. 몸이 뻣뻣했다가 유연해지기를 반복한다. 두 시기에 모두 정렬에 맞춘 근육운동을 해줘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나는 출산 직후 침대에서 웰빙밴드로 고관절 돌리기 운동을 했다. 내 몸무게는 54kg인데 키(159cm)에 비해 적은 편은 아니다. 체지방보다 상대적으로 근육량이 많아서다. 둘째 임신 마지막 달의 내 최고 몸무게는 59kg이었다. 임신부는 체중이 평균 10∼12kg 불어나는데 적절하게 운동을 하면 그 진폭을 줄일 수 있다.”
―몸매 관리에는 음식 조절도 중요할 텐데….
“나는 밥(탄수화물)만 절반으로 줄이고 반찬은 집밥이나 외식 때도 골고루 먹는다. 삼겹살도 먹는다. 먹는 것도 살아가는 즐거움 중 하나인데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물론 운동을 열심히 한다는 전제에서다. 아이 키우는 엄마가 자기 혼자만 특정 음식으로 탄수화물(바나나), 단백질(닭가슴살), 지방(견과류), 식이섬유(토마토) 등의 영양소를 챙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컴퓨터 작업을 오래 하는 사람들을 위한 올바른 자세와 간단한 운동법은….
“엉덩이 좌골을 정확하게 뒤로 빼고 두 발바닥이 바닥에 닿게 의자에 앉아야 한다. 그게 앉았을 때의 스쾃 자세다. 어깨가 뻐근할 때는 두 어깨를 올린 후 뒤로 등을 조여서 아래로 끌어내리기를 몇 차례만 해도 효과가 있다. 우리 몸은 구부리고 펴고 돌리기만 꾸준히 해줘도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근육과 관절이 굳는 걸 예방할 수 있다. 아주 간단한 동작인데 실생활에서 안 하는 것이 문제다.” ―운동이 좋은 줄 알지만 꾸준히 못한다면….
“운동 후의 좋은 느낌을 경험해 보지 못해서 그렇다. 운동이 몸에 좋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느끼지 못하면 의심하게 되고 안 하게 된다. 우울감이 해소돼 기분이 좋아지고, 몸이 가볍고 짱짱해지는 것을 느끼면 운동을 계속하게 된다. 그런 ‘느낌’이 올 때까지 올바른 방법으로 인내심을 갖고 운동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일반인이 맨손운동으로 운동 효과를 느끼기는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미채움 프로젝트의 필라테스 소도구(폼롤러, 짐볼, 미니볼, 웰빙밴드) 지원은 효과적이다. 갱년기가 시작되면 늦을 수도 있다. 젊었을 때부터 저강도라도 운동을 틈틈이, 조금씩,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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