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에 참전해 정찰기를 타고 적진을 누벼 을지무공훈장을 받은 ‘공군 1세대’ 이강화 공군 예비역 준장(92)이 23일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이 전 준장의 운구 행렬은 경찰 순찰차 1대와 오토바이 2대가 에스코트했다. 무공수훈자의 운구차를 경찰이 호위한 것은 처음이다.
경찰은 그동안 주로 전직 대통령이나 3부 요인 등의 국가장이나 사회장이 엄수될 때 운구차를 에스코트했다. 무공수훈자에 대해서는 보훈처가 장례식장에 태극기와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내고 현충원에서 안장식을 거행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달 20일부터 무공수훈자에 대한 예우를 다하기 위해 장례 운구 행렬을 직접 지키기로 했다. 23일 오전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이 전 준장의 영결식이 끝난 뒤 유가족들은 숙연한 표정으로 경찰 에스코트 장면을 지켜봤다. 이 전 준장의 차남 준석 씨는 “아버님의 헌신을 잊지 않고 국가에서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켜주신 것 같아 감사드린다”며 “고인께서도 뿌듯해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앞으로 독립유공자와 보건복지부·보훈처 심사를 통해 의사자로 결정된 사람의 운구 행렬도 에스코트한다.
21일 별세한 이 전 준장은 공군 내부에서 ‘사진 찍는 조종사’로 불렸다고 한다. 6·25전쟁 당시 정찰기를 타고 북한군을 향해 손으로 폭탄을 던지면서 싸웠고, 전투 당시 공군의 모습을 틈틈이 개인 사진기로 찍었다. 이 사진들은 한국 초기 공군사의 소중한 기록물로 남아 있다. 고인은 1949년 공군사관학교 전신인 육군항공사관학교 1기로 입대해 22년간 공군에 투신했다. 전역 후에는 공군역사기록단 자문위원과 공군사 발굴 보완위원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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