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특별감찰반 사태’에 대한 야당의 공세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전직 특감반원 김태우 검찰 수사관(43)의 폭로를 토대로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경질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의 사퇴와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서고 있다.
24일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는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에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다”는 글을 올리고 미국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노래 ‘노 서렌더’(No Surrender·굴복하지 않아) 링크를 건 조 수석의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조 수석을 향해 “민정수석의 여러 행태를 일일이 입에 담지는 않겠지만 국민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성찰할 게 무엇이고, 무엇을 반성할지 생각해보는 크리스마스가 되기 바란다”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맞으며 가겠다면 당당하게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입장을 밝혀라”며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조 수석은 이제 입을 열 때가 됐다”고 압박했다. 또 “(대통령) 비서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임 실장, 사건 몸통으로 추정되는 조 수석이 출석하지 않는다면 국민과 국회에 대한 기만이자 오만”이라고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이 조 수석을 경질해 민심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이 사건은) 대통령 지지율이 ‘데드크로스’를 넘어가는 시점에서 발생한 집권 핵심 세력 내 갈등”이라고 규정했다.
범여권의 반응도 싸늘하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김 수사관 상관인)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의 대응은 낙제점을 지나 실소를 금할 수 없다. 하루 빨리 비서실을 떠나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청와대에서 국회 운영위에 나와 국민적 의혹을 제대로 해결해줘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날 한국당 특감반 의혹 진상조사단장 김도읍 의원은 “언론사 사주, 하위직 공무원, 민간인 교수 등에 대한 조직적 사찰이 추가로 드러났다”며 “청와대 관계자를 직권남용 혐의로 추가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대학 동기인 나 원내대표와 조 수석이 다시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것을 두고서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생이다.
그간 두 사람은 이번 사건 이전에도 공개석상에서 서로를 은근히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다. 조 수석은 2011년 발간한 대담집 ‘진보집권플랜’에서 나 원내대표에 대해 “대학 시절 사회 문제에 관심이 없는 모범생” “노트 필기를 잘해서 가끔 빌려 쓰기도 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2012년 한 방송에서 조 수석에 대해 “동기들보다 나이가 어려서, 굉장히 귀여운 동생을 보듯이 봤다” “대학교 때 별명이 ‘입 큰 개구리’였다. 우리가 무슨 주제로 얘기를 하든 (조 수석은) 나타나서 앉자마자 본인의 이야기를 한 다음 인사하고 가버렸다”고 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에는 정반대편에서 경쟁했다. 나 원내대표는 당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고 조 수석은 박원순 현 서울시장의 멘토단의 일원이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둘 다 정치적 대중성에서 각 진영을 대표하는 사람들인 만큼 이번 논란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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