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설, 추석처럼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프랑스의 최대 명절 크리스마스 식탁에 ‘그린’(친환경·채식) 열풍이 불고 있다.
크리스마스 기간엔 칠면조 소 돼지 등 각종 고기 음식들을 식탁에 올리는 게 관례였다. 12월 푸아그라(거위 간) 판매량은 연간 판매량의 60%를 차지한다. 그러나 24일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채식주의자가 늘어나면서 고기 수요가 크게 줄고 있다. 프랑스 생활조건연구센터(CREDOC)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고기 소비량은 48kg으로 10년 전 56kg에 비해 크게 줄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프랑스 내에서 소나 염소 도축 과정과 푸아그라 생산 과정에서 동물학대 논란이 크게 불거지면서 고기 소비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대형 유통업체 르클레르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7%가 크리스마스 음식들에 대한 윤리적인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21%는 크리스마스 음식을 준비할 때 친환경 재료를 고른다고 말했다. 지난해 프랑스의 유기농 시장 규모는 84억 유로(약 10조7520억 원)로 2012년에 비해 두 배로 뛰어올랐다. 프랑스 조사기관 오피니언웨이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4%가 1주일에 한 번 이상 유기농 음식을 산다고 답했다.
크리스마스의 참의미를 새기는 것보다 상업적인 날로 변질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르클레르 조사에서 응답자의 82%는 크리스마스가 상업적인 잔치라고 답했고, 58%는 선물 준비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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