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엄청난 매입 기회” 트윗, ‘블랙 크리스마스’ 이틀만에 급등
백악관 참모들 연일 시장 달래기… 트럼프-파월 새해 초 회동 가능성
“미국 기업들이 기록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엄청난 매입 기회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미국 뉴욕 증시가 3% 가까이 급락하자 다음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의 주식을 매입할 타이밍이라고 바람 잡는 ‘크리스마스 트윗’을 날렸다. 크리스마스 연휴에서 복귀한 뉴욕 증시는 마치 트럼프 트윗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26일 5% 가까이 오르며 ‘블랙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털고 일어났다.
26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86.25포인트(4.98%) 급등한 22,878.45에 마감됐다. 다우지수가 하루 1,000포인트 이상 오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상승률로도 2009년 3월 이후 최대치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각각 4.96%, 5.84% 상승했다. 뉴욕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자 국제유가도 치솟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69달러(8.7%) 오른 46.22달러에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가 ‘블랙 크리스마스’를 극복하고 반등에 성공한 것은 단기 하락에 대한 부담과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의 적극적인 시장 달래기,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소비 호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미 증시의 투매 심리는 잦아들었지만 회복세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에릭 위건드 US뱅크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장의 안도가 이번 주 지속되길 희망한다”며 “워싱턴 중심(Washington-centric)의 걱정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 및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때리기, 연방정부 부분 폐쇄 등 ‘워싱턴 리스크’들이 도사리고 있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백악관은 시장 달래기를 이어갔다.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2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자리가 안전한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론이다. 100%다”라고 말했다. 최근 시장의 변동성에 대해선 “유럽과 아시아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미국 경제는 계속 탄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이 지나치게 금리를 빨리 올리고 있다’며 비판적 시각을 고수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과 새해 초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WSJ는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재무부가 역대 대통령과 연준 의장의 회동 사례를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WSJ에 “가장 좋은 것은 대통령이 직접 연준 의장과 대화하는 것”이라고 회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CNN도 다른 당국자를 인용해 “새해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이 만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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