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라졌던 ‘원자력의 날 대통령 표창’ 올해 부활, ‘탈원전’ 홀대받는 원전 업계 달래기?

정부 “원전수출 애써달라는 의미”

원자력계 연례 행사인 ‘원자력의 날’ 행사에서 지난해 사라졌던 훈·포장과 대통령상이 다시 등장했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으로 홀대받던 원자력계 달래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동으로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27일 오후 ‘제8회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훈·포장과 대통령·국무총리 표창 등 정부 포상 15점, 산업부·과기정통부 장관 표창 65점 등 총 80점이 수여됐다. 원자력의 날은 2009년 12월 27일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을 계기로 제정한 기념일이다.

지난해 행사 때는 대통령·국무총리 표창 없이 산업부·과기정통부 장관 표창 88점만 수여돼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통상 참석했던 산업부 차관도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는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등 탈원전 계획을 공식화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나온 직후였다.

올해 행사에는 정승일 산업부 차관과 문미옥 과기정통부 1차관이 둘 다 참석했다. 정 차관은 축사에서 “정부는 원전의 역할과 책임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원전 생태계 유지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원전 수출에 대한 범정부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국형 원전인 APR 1400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서종태 한국전력기술 수석연구원이 과학기술훈장 웅비장을, 원전 안전성 강화, 원전사업 국산화 등의 공로로 전영택 전 한국수력원자력 부사장이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정부 관계자는 “원전 수출 등에서 여전히 과제가 많기 때문에 더 애써 달라는 의미에서 훈·포장 등을 수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