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초 무역회담 기대감 솔솔
美, 25% 폭탄뒤 면제는 처음… 中도 쌀 개방 17년만에 허가
트럼프-시진핑 90일 휴전 이후 차관급 통화 등 물밑협상 순조
미중 양국이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다음 달 초 대면 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이 일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철회했다. 무역전쟁에서 줄곧 공세적 입장이던 미국이 관세 철회를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28일(현지 시간) 연방관보를 통해 984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25% 추가 관세를 면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들은 미국이 7월 관세를 부과한 34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 리스트에 포함된 것들이다. 미국은 7월(340억 달러어치)과 8월(160억 달러어치)에 총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1차 관세 공격을 했다. 9월에는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했다(2차 관세 공격). 미국은 9월에 매긴 관세율 10%를 2019년부터 25%로 올릴 예정이었지만 12월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으로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이 선언되면서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한 바 있다.
이번에 관세가 철회된 984개 품목에는 방사선 치료기기, 에어컨 온도조절 장치, 벨트 컨베이어 등이 포함됐다. USTR는 관세 부과에 대한 이의신청을 심의하고 관세 면제 여부를 정기적으로 공표할 방침이다. USTR는 현재까지 1만2109건의 관세 면제 신청을 접수했다. 이번에 승인한 984개 제품 외에 1258건은 신청을 기각했고 9867건은 심사 중이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철회하고 나선 것은 무역전쟁 휴전 선언 이후 양국 간 물밑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 휴전 이후 차관급에서 전화 통화를 여러 차례 했고 다음 달 초엔 베이징에서 휴전 선언 후 첫 대면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내년 1월 중국과 미국의 면대면 협상의 구체적 일정이 확실히 마련됐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미국과의 무역갈등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우호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중국 세관당국인 해관총서는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과 미국이 체결한 ‘미국의 대중국 쌀 수출에 관한 식물위생요구 의정서’에 따라 27일자로 미국산 쌀 수입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 쌀 수입을 허가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쌀 시장을 개방했지만 미중 간 검역 규약을 놓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그동안 미국 쌀의 중국 수출이 이뤄지지 않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해관총서의 이번 발표가 “1일 미중 정상회담에서의 휴전 합의 후 가장 최근에 나온 조치”라며 “합의 내용에는 중국이 미국의 농산물을 더 많이 구매하는 것도 포함됐다”고 28일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 관리들은 “남아시아산 쌀보다 미국산 쌀은 경쟁력이 없다”며 “이번 조치는 호의의 표시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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