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빈 상가가 버섯농장으로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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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우산동 시영아파트 영세주민들… 버섯 재배하며 자립 기반 마련

광주 광산구 우산동 시영아파트 2단지에는 40∼56m² 크기 아파트에 1500가구가 산다. 1992년 지어진 이래 기초생활수급자, 홀몸가정 등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많이 거주한다. 아파트 단지에 지하상가는 있지만 10년 동안 비어 있었다. 그런데 이 상가가 북적이기 시작했다.

광산구는 28일 시영아파트 지하상가에서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버섯농장 개소식을 열었다. 주민들은 처음 수확한 표고버섯 18kg을 시중가보다 5000원 정도 싼 kg당 1만 원에 판매했다. 버섯농장은 광주도시공사가 빈 지하상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사업비를 지원해 광산구와 자원봉사센터가 조성했다. 아파트 주민자치회가 운영을 맡았다.

버섯농장은 약 40m²로 버섯균 접종실, 균 배양실, 재배 공간으로 꾸며졌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한다. 버섯은 톱밥과 커피찌꺼기로 만든 배지에서 자란다. 주민들은 한 달 수확량을 50kg 정도로 보고 있다. 주민 10명은 올 7월부터 매주 한 차례 전남 나주에서 버섯을 재배하는 농민 박상표 씨를 찾아가 재배기술을 배웠다. 평균 연령 65세인 이들 가운데 7명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이다. 어려운 이웃이 함께 일하며 희망을 찾는 터전으로 변신했다.

김동식 시영아파트 주민자치회장(55)은 “버섯농장은 공동체 활성화와 이웃 간 화합, 자립기반 마련 등 긍정적 효과가 크다”며 “아파트에 빈 공간이 많은 만큼 버섯농장을 더 늘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산구는 버섯농장을 사회적 약자들이 자립하는 도심 속 농업 터전으로 가꿀 예정이다. 김삼호 광산구청장은 “버섯농장이 협동조합이나 마을기업으로 발전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버섯농장#발광다이오드#광주도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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