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작년 대비 15% 줄어”
中, 무역전쟁 여파 25%하락 최악… 美도 시총 3조 달러 이상 사라져
코스피, G20중 네번째 높은 하락률… 美금리인상 등 외풍에 몸살 앓아
올해 미중 무역분쟁과 선진국의 통화 긴축,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면서 글로벌 증시의 시가총액이 약 12조3000억 달러(약 1경3776조 원)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코스피는 주요 20개국(G20) 대표 지수 중 4번째로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외풍에 허약한 한국 증시의 특성이 다시 한 번 입증된 것이다.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27일 기준 세계 주요 증시 시가총액은 68조9000억 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15.2% 줄었다.
지난 10년 동안 이어진 강세장이 내리막길에 들어섰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 미국 증시에서만 시총 3조 달러 이상이 사라졌다. 전 세계 주요 91개 지수 중 올 들어 상승한 곳은 11개에 불과했고, 7개 지수는 하락률이 20%를 넘었다.
미중 무역분쟁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24.6% 하락해 G20 증시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미국에 이은 시총 2위 자리도 4년 만에 일본에 내줬다.
최근 중국 증시와 동조화 경향이 더 두드러지고 있는 코스피는 이런 외부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의 실적 전망까지 어두워지면서 시총 262조 원이 증발했다. 코스피 상장종목 879개 가운데 626개사(71.2%)의 주가가 하락했다.
미국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것이 치명적이었다. 지난 2년 동안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올 들어 5조7223억 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국내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업황에 대한 우려, 분식회계 논란 등으로 1년 내내 부침을 겪은 제약바이오 업종의 부진이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증시 부진으로 개미들의 시름은 커졌다. 개인투자자들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순매수(7조414억 원)로 돌아섰지만 상당수가 손실을 면치 못했다.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삼성전자의 주가는 24%가 넘게 빠졌다. 연초 정부의 증시 활성화 대책으로 기대를 모았던 코스닥지수도 15.4% 하락했다.
많은 전문가는 일단 내년 초까지는 증시가 큰 반등을 모색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지표가 안정되고, 국내 기업들의 이익 사이클이 저점을 찍었다는 신호가 나타나야 증시도 반등을 노려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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