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불붙은 차량 주차한 뒤 태연히 현장 뜬 운전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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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음주운전 의심돼 확인중”

28일 0시 반경 서울 송파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 입구. K5 차량의 오른쪽 앞바퀴에서 불길이 새어 나왔다. 이 차량은 연기를 내뿜으며 주차장 안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시민이 황급히 차량 창문을 두드리며 운전자 A 씨에게 화재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A 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주차장 안으로 차를 몰았다. 바퀴에 불이 붙은 상태로 이 건물 지하 2층 주차장에 차량을 세웠다. A 씨는 차에서 내린 뒤에도 느긋하게 차량 주변을 맴돌았고 이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잡혔다. 불길이 커지고 주차장이 흰 연기로 덮이기 시작하자 A 씨는 119에 전화를 걸어 화재 사실을 신고했다. A 씨는 3분가량 머물다 화재 현장을 떠났다.

이 화재로 건물 식당을 이용하던 손님과 종업원 등 수십 명이 긴급 대피했다. 다행히 스프링클러가 화재를 감지해 불은 조기에 진화됐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화재 차량 옆에 주차돼 있던 차량이 불길에 그을리는 등 1560만 원 상당(경찰 추산)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송파경찰서는 A 씨를 실화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라고 3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의 차에) 불이 난 것을 알고도 적절한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것을 봤을 때 음주 운전이 의심돼 확인 중이다”고 밝혔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불붙은 차량 주차#음주운전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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