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EPL 등 엄청난 중계권료에 시청자 볼거리 제공 노력도 진화
TV와 연계한 SNS-유튜브 등 뉴미디어도 갈수록 거센 도전
‘스포츠투자의 미래에서 최상의 베팅은 미디어다(in the future of sports investing, Media is the best bet).’
2014년 6월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에서 나온 연구조사 제목이다. 2019년 새해에도 여전히 이 문장은 유효하다.
스포츠미디어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 그 가치를 보여주는 중계권료도 날마다 치솟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1992∼1997년 5시즌 동안 총 1억9100만 파운드(약 2692억 원)였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중계권료는 2016∼2019년 3시즌에 총 51억 파운드(약 7조1899억 원)로 폭등했다. 경기당 중계권료로 치면 60만 파운드(약 8억4500만 원)에서 1020만 파운드(약 143억7900만 원)로 17배 늘었다. 세계 최고의 프로스포츠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중계권료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8년간(2014∼2022시즌) 총 396억 달러(약 44조352억 원)다.
미디어시장이 커지면서 각종 중계기술 또한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2018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은 중계기술의 미래를 보여준 무대였다. 안방에서도 경기장에 있는 것 같은 생생한 장면을 느끼게 하기 위해 공중에 설치한 케이블에 카메라를 매단 스카이캠과 주루코치, 포수 등의 헬멧 위에 카메라를 다는 헬멧캠 등을 선보였다.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도는 선수와 주루코치의 하이파이브 장면을 코치의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이 밖에 외야에서 경기 중인 선수를 실시간 인터뷰 연결하고, 홈런더비를 4D리플레이로 보여주기도 했다. 내야 그라운드를 전광판 삼아 영상을 보여주는 ‘필드 프로젝션’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1월 미국 네바다주에서 열린 타이거 우즈와 필 미컬슨의 일대일 대결 ‘더 매치’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이어졌다. 생생한 현장을 담기 위해 두 선수와 그들의 캐디 4명이 모두 마이크를 착용했고, 드론 카메라도 중계에 활용했다. 갤러리 없이 진행된 이 경기는 애초 미국 내에서 19.99달러(약 2만2200원) 유료 방송으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경기 전 페이월(지불장벽) 페이지에 기술적인 문제가 생기면서 무료로 풀렸다.
동시에 기성 스포츠미디어는 새로운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더 이상 스포츠팬들이 TV를 통해서만 스포츠를 접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정보분석기업인 닐슨이 지난해 내놓은 ‘2017 스포츠미디어 리포트’에 따르면 2017년 NFL 슈퍼볼(결승전)을 TV 중계로 본 사람은 1억340만 명으로 페이스북 TV 연계 서비스로 본 사람(1억1210만 명)보다 적다. 미국 정보기술(IT)업체 아마존은 2019∼2020시즌 EPL 20경기 독점 중계권을 따내기도 했다.
중계 창구의 다변화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을 통해 개개인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들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만 하더라도 전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의 유튜브 채널 ‘꽁병지TV’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전 2차전 전날 만나 인터뷰한 영상을 올렸다. 박 감독이 10년 만에 베트남에 우승 트로피를 안기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약 38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스포츠미디어산업의 진화는 스포츠와 다양한 스토리텔링 방식의 결합에 힘입고 있다. 2019년에도 스포츠 현장에서는 더욱 극적인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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