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달부터 서울 ‘알짜’… 새해 전국 38만채 쏟아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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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키워드로 본 부동산시장 전망

2019년 기해년(己亥年) 새해에는 지난해와 같은 극심한 집값 급등락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9·13부동산대책과 청약제도 개정 등의 영향으로 연기됐던 분양 물량이 풀리면서 내 집 마련의 선택지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주택시장 과열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다주택자들은 올해도 집을 팔기보다는 보유하는 버티기 모드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 뜨거웠던 서울 집값, 올해는 강보합

지난해 가장 뜨거운 부동산 이슈는 ‘서울 집값’이었다. 1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주택가격은 평균 9.8% 올랐다.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6년(18.9% 상승)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세였다.

하지만 올해 서울 집값은 강보합에 그칠 것으로 주택 연구기관들은 예상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서울 주택가격이 과거 급등기(2015∼2018년 연평균 5.2%)보다 낮은 1% 내외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프라이빗뱅커(PB) 7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서울 집값이 1∼3% 오를 것이란 의견이 전체의 25%로 가장 많았다. 대체로 ‘소폭 상승’의 안정세를 예측한 셈이다.

올해 서울 집값의 안정세를 예측하는 이유는 △집값이 단기간에 많이 올랐다는 시장 공감대 △9·13부동산대책으로 인한 대출 및 세제 규제 △주택 거래량 감소 등이 꼽힌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2315건으로, 지난해 들어 월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되기 전인 9월 거래량(1만2248건)의 18.9%에 불과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허문종 연구위원은 “앞으로도 거래량 축소와 가격 상승 폭 둔화가 동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분양절벽 풀린다…수도권 분양 크게 늘어

신규 주택 분양 물량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나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하는 민영아파트는 약 38만7000채로, 지난해 22만3000채보다 7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14∼2018년 평균 분양 실적보다도 23% 많다. 계획대로만 공급되면 시장의 분양 가뭄이 크게 해소되는 셈이다.

분양 급증의 이면에는 지난해 적용된 규제가 숨어 있다.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분양가 조정에 실패하거나, 새로 바뀐 청약제도 적용 등에 걸려 올해 분양으로 연기됐다. 수도권에서만 1월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 4구역을 재개발하는 롯데캐슬 SKY-L65(1425채), 경기 하남시 위례신도시 힐스테이트 북위례(1078채), 4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서초그랑자이(1446채)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신규 입주 물량이 늘어 전세금도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에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는 12만4732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었다. 수도권 입주 아파트(6만5798채)만 따지면 입주 아파트 증가율이 23.7%에 이른다.

○ 다주택자 버티기 모드…임대사업자 수 계속 늘 것

지난해 수도권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 다주택자들은 올해도 버티기 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양도소득세 부담이 크고 올해 기준금리 인상도 한 차례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을 내놓기보다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등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말 26만8000명이던 등록 임대사업자는 지난해 11월 말 39만3000명으로 46.6% 증가했다. 등록 주택 역시 100만7000채에서 132만5000채로 늘었다. 다주택 임대사업자 수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한 달에 2만6000명까지 늘어난 신규 임대사업자 수는 11월에도 9000명 선을 유지했다. 국토부 당국자는 “올해도 매달 9000명 정도 증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주택 물량이 늘어날수록 거래절벽 상황이 심화된다”며 “거래량이 계속 줄어들면 결국에는 집값 하락 효과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전국 38만채#부동산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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