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낡은 규제 혁신”, 김정태 “위기땐 새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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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권 수장들 신년사

금융권 수장(首長)들이 2019년 신년사를 통해 경영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과 ‘변화’를 강도 높게 주문했다. 지난해 금융지주사들은 역대 최대 이익을 냈지만, 지주 회장들은 “이제 변하지 않으면 몰락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금융 당국은 금융회사들의 혁신을 지원하는 ‘규제 혁신’을 내세웠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시장의 자율과 창의를 제약하는 낡은 규제를 버리고 디지털 혁명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프레임을 마련해야 한다”며 “암묵적 규제, 보신적 업무처리, 과중한 검사·제재 등 혁신의 발목을 잡는 금융감독을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사들이 그간 금융 당국의 규제가 지나치게 깐깐해 신사업을 시도하기 힘들다는 불만을 쏟아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 위원장은 “혁신과 첨단기술로 일자리가 한 개 새로 생길 때마다 궁극적으로 일자리 다섯 개가 만들어진다는 연구가 있다”며 금융사들에 혁신을 시도할 것을 독려했다.

금융사 수장들의 신년사에선 올해 실적 축소에 대한 위기감이 느껴졌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강력한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기준금리가 인상돼도 순이자마진(NIM)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위기의 순간 필요한 건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핀테크 기업이나 인터넷전문은행이 우리를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으며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도 (변화하지 못해 몰락한) 코닥이나 노키아와 같은 운명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지난해 높은 실적에 안주할 수 있는 직원들에게 일침을 가한 것이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올 한 해는 경영 여건이 유래 없이 혹독할 것”이라며 “사고의 틀을 깨고 능동적으로 신기술을 도입하되, 차별화된 가치와 서비스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도 뛰어난데도 더 뛰어나려고 애쓴다는 뜻의 ‘정익구정(精益求精)’이라는 한자 성어를 제시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신년사에서 감독 방식의 변화를 예고했다. 윤 원장은 “검사 방식을 혁신해 우리의 감독 행위가 금융사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역시 “금융시장에서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하며 “금융사는 타인이 모방하기 힘든 강점을 갖춰야 생존하고 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주요 금융권#수장들 신년사#규제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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