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돼 온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사진)이 지난해 12월 31일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다른 후보들도 출마 선언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의 2020년 대선 경쟁이 연초부터 달아오를 조짐이다.
워런 의원은 이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4분 30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대선 예비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소식과 함께 출마 계획을 밝혔다.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군 가운데 첫 공식 출마 선언이다. 그는 “미국의 중산층이 공격받고 있다”며 “억만장자들과 거대 기업들이 더 많은 파이를 가져가기 위해 기성 정치인들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출신인 워런 의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의회가 설립한 감독위원회(COP) 위원장을 맡았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월스트리트 개혁을 목적으로 만든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에서 활동했다. 경제적 불평등 문제와 소비자 보호 등에 목소리를 높여 온 전력을 대선 전략에도 활용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워런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관심을 받았다. ‘권위주의적 정권’ ‘백인 민족주의자’라고 트럼프를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원주민 혈통을 의심하며 ‘가짜 포카혼타스’라고 조롱하자 지난해 10월 DNA 분석 결과를 공개하며 맞대응했다.
워런 의원 외에 민주당에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40대 기수인 베토 오로크 등도 출마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멀라 해리스,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 등 여성 정치인들도 대선주자 후보로 거론되면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뒤를 잇는 여풍이 다시 불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선 경선의 첫 투표가 진행되는 아이오와주 코커스까지 아직 13개월이 남아 있지만 벌써부터 경쟁이 시작되는 셈. 기존 대선보다 출발이 5∼6개월 빠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워런 의원의 당선 가능성과 관련된 질문에 “그건 그녀의 정신과 의사에게 물어보라”고 비꼬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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