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체육관 시즌 최다 관중 몰려
1박 2일 환호… 농구장서 새해맞이
원정팀 KT, LG 잡고 2연승 달려
프로농구 KT 선수들은 지난해 12월 31일 아침을 오전 11시, 점심을 오후 5시에 먹었다. 늦게 식사한 이유는 이날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방문경기가 오후 11시에 시작됐기 때문. 한국농구연맹(KBL)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맞아 ‘송구영신(送舊迎新·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이라는 말에서 따온 ‘농구영신’ 스페셜 매치를 마련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이 ‘1박 2일’ 관전을 하며 농구장에서 해가 바뀌는 순간을 경험하는 특별한 추억을 쌓게 할 의도였다.
심야 농구는 흥행 대박이었다. 이번 시즌 평균 관중 3766명이던 창원체육관에는 시즌 최다인 7511명의 팬이 몰렸다. 사전 예매 티켓 4870석이 일찌감치 매진된 뒤 입석까지 팔았다.
올해로 세 번째로 맞은 연말 매치가 지방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 전반 종료 뒤에는 2019년 맞이 ‘카운트다운’, 제야의 종 행사 등도 열렸다.
뜨거운 열기 속에 승리는 KT가 차지했다. KT는 랜드리(20득점), 김민욱 양홍석(이상 11득점), 김영환(10득점)의 고른 활약으로 79-70으로 이겼다. 새해 첫 승을 거둔 KT는 17승 11패로 2연승을 달렸다. 오전 1시 무렵 경기를 마친 양 팀 선수들과 팬들의 표정에는 피곤함보다는 색다른 즐거움과 막 밝아오는 새해에 대한 설렘이 교차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 KT는 이번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상위권을 달리고 있지만 최근 외국인 선수의 연이은 부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KT 서동철 감독은 “2019년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를 이겨 큰 의미가 있다. 선수들이 위기의식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회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KCC는 전주에서 SK를 9연패에 빠뜨리며 86-84로 이겨 단독 5위가 됐다. 브라운(37득점, 18리바운드)이 맹활약한 KCC는 83-83 동점이던 4쿼터 종료 14초 전 정희재가 골밑슛을 터뜨린 뒤 파울로 얻은 자유투로 1점을 더 보태 승부를 결정지었다. 돼지띠인 문경은 감독이 이끈 9위 SK는 2011년 12월 이후 다시 9연패에 빠져 시즌 20패(9승)째를 당했다. 로드가 26점을 터뜨린 전자랜드는 오리온을 76-70으로 꺾어 KT를 3위로 밀어내고 2위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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