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한 초등학교가 거의 완공된 신축 교사 화재로 신학기 학생 수용에 비상이 걸렸다.
3일 오전 9시 32분경 천안시 차암초등학교 증축공사 현장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2월 준공을 목표로 지난해 4월부터 증축공사를 벌여오던 5층, 16실 규모의 교사가 모두 타버렸다. 이에 따라 당장 올해 봄 신학기 학생 수용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 당국은 인근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학생 수가 급증하자 교사 신축에 나섰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남은 기간 공기를 앞당겨도 신학기까지 교사를 다시 완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학급당 현재 25명인 정원을 신학기부터 당분간 30명까지 늘려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불은 오전 10시 12분경 출동한 119 소방대에 의해 진화됐다. 하지만 수업 중 불로 교실에서 공부하던 학생 830명과 교사 70명을 포함해 모두 910명이 일제히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증축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용접작업을 하던 중 불티가 단열재용 스티로폼에 튀면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잔불 정리를 마치는 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다.
학교 측의 침착한 대처가 빛났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근무 중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화재 발생을 직감한 김은숙 교감(57)은 각 교실과 연결된 방송용 마이크를 집어 들고 “학교 증축공사장에 불이 났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데리고 후문으로 대피해 달라”고 신속하게 알렸다. 행정실 직원들은 소화 비상벨을 누르고 5층까지 뛰어올라가 각 교실을 돌면서 불이 난 사실을 재차 알리고 학생들의 교실 밖 피신을 유도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대피과정에서 학생들이 넘어지거나 부딪혀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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