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직판체계 구축으로 세계 제약시장에서 2020년 한국이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겠다. 이후 사업이 정점에 오르면 은퇴하겠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62·사진)이 이달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가 정상을 향한 마지막 도약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은퇴를 예고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와 합성의약품 개발, 생산, 유통판매망을 구축하는 1단계 목표를 달성하면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미련 없이 떠나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이 수년 전부터 강연회 등에서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는 발언을 해왔지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은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서 회장은 은퇴 이후 회사의 경영권에 대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아들은 이사회 의장을 맡겨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는 역할만 맡길 예정”이라며 “은퇴 후엔 잠도 많이 자고 도시어부로 살면서 뭘 할지 생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제약기업이 세계 제약 시장에 직접 유통망을 만드는 것은 셀트리온이 처음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미 미국, 유럽, 일본, 싱가포르, 브라질 등 총 20여 개국에 지사를 세웠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페루 등에도 지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서 회장은 “직판체계는 우리나라 제약사들이 1400조 원의 제약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고속도로를 닦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용 램시마SC의 유럽 허가를 앞두고 있다. 서 회장은 “램시마SC부터는 셀트리온이 구축한 글로벌 직접 판매시스템을 통해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와 ‘허쥬마’를, 셀트리온제약은 에이즈 치료제 ‘테믹시스’의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서 회장은 또 국내에 12만 L, 해외에 24만 L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건립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7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주요 사업 전략과 성장 비전을 소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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