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는 좋아 보인다. 벌써부터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그만큼 대구시와 경북도가 1일 단행한 국장 및 과장급 첫 인사 교류에 대한 공무원사회의 반응은 뜨겁다. 김호섭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전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과 한만수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전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이 다음 날 첫 출근해 업무를 시작하자 취재 열기도 상당했다.
광역지방자치단체 간의 3급 부이사관 인사 교류는 이례적이다. 간부급 공무원은 소속 지자체에서 전문성을 키우고 인적 네트워크를 축적하는 일을 자신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삼는다. 요즘은 후배들과의 팀워크 능력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다른 기관으로 발령 나면 좌천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번은 사정이 다를 것 같다. 우선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전폭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대구경북 한뿌리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고 시·도지사 교환 근무에 나서며 솔선수범했다. 권 시장은 평소 이 지사를 ‘형님’으로 부른다는데 이 같은 두 사람의 관계가 1일 대구시 경북도 영천호국원 합동 참배가 성사된 배경이기도 하다.
두 단체장은 올해를 대구 경북 상생협력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화·관광은 상생협력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분야라고 강조한다. 행정과 지역 경계를 넘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경북도청이 지난해 2월 대구에서 안동으로 이전해 생긴 거리감은 극복하기 녹록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두 단체장의 상생 행보를 정치적 쇼로 치부하면서 한계가 분명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도청 내부에는 ‘대구 경북’이라는 명칭 순서를 거론하며 대구 중심의 사고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있다. 1981년 대구직할시로 분리되기 전까지 대구는 경북 대구시였다. 역사적으로는 경북이 ‘큰집’이라는 얘기다.
대구 경북 상생협력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려면 이번 인사 교류가 보여주기로 끝나서는 안 된다. 벌써부터 한시적인 국장 교류로는 인사권 발휘와 조직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업무 파악하느라 정작 성과를 낼 수나 있겠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이 같은 만만치 않은 여건을 뛰어넘으려면 인사 교류의 목표와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 단순히 행정적 틀에 갇혀서는 공감을 얻을 수 없다. 관광은 관국지광(觀國之光)의 줄임말이다. 어디서든 두드러지게 빛나는 것을 보고 즐기고 느낄 수 있으면 훌륭한 관광자원이라는 뜻을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생각의 차원이 깊어지고 거기에 ‘바깥’의 시선이 더해지면 문화와 관광으로 지역경제를 살리는 아이디어가 풍성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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