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옥션 등 이어 유통채널 다변화
판매자가 쇼핑몰에 직접 제품 등록… 해외출시폰-중고품도 살수 있어
쇼핑몰간 경쟁… 단말기값 내릴듯, 작년 8종서 올 20종이상 확대예상
“판매자 신뢰성-AS가 성장 관건”
앞으로 소비자들이 네이버에서 약정기간 없이 갤럭시 시리즈 같은 휴대전화를 기존보다 싸게 살 수 있게 된다. 네이버가 쇼핑중계 플랫폼(스마트스토어)을 통해 자급제폰 유통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단말기 자급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11번가(SK플래닛), G마켓, 옥션(이상 이베이코리아) 등 온라인을 통한 자급제폰 유통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15일부터 스마트스토어에 ‘휴대폰’ 항목을 신설해 자급제폰, 해외에서 출시된 폰, 중고폰 등 상품을 등록하면 ‘네어버스토어’를 통해 팔 수 있도록 한다고 7일 밝혔다.
통신사와 제휴한 휴대전화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통신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일정 기간 가입하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기존 단말기와 달리 자급제폰은 이마트, 하이마트 등 가전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약정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단말기다. 일단 휴대전화를 구입한 뒤 통신사와 서비스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존에도 네이버쇼핑에서 자급제폰을 살 수 있었지만 그 경로는 쇼핑에 입점한 하이마트 등을 통한 것이어서 수수료가 두 배로 매겨졌다”며 “15일부터는 휴대전화 대리점, 판매점 등 자급제폰 판매를 원하는 업자가 상품을 직접 등록해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급제폰 수요가 늘고 이를 직접 판매하려는 판매자의 요구가 거세졌다는 게 네이버 측의 배경 설명이다. 소비자들은 기존에 네이버를 통해 사던 자급제폰보다 더 싸게 살 수 있게 됐다.
유통 공룡 네이버가 자급제폰 유통에 뛰어들면서 11번가, G마켓, 옥션 등 온라인 쇼핑몰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업체들은 입점수수료 외에 10%가량의 판매수수료도 부과했지만 네이버는 입점·판매수수료 등을 부과하지 않는다.
온라인쇼핑몰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이 시장이 커지면 쇼핑몰 간 판매자 영입 경쟁이 벌어져 전체적인 입점·판매수수료 등이 낮아질 수 있다”며 “소비자들은 더 싼 가격에 다양한 제품을 비교해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휴대전화가 100만 원을 넘어가는 고가의 상품이다 보니 판매자의 정보 신뢰성, 애프터서비스(AS) 등을 누가 더 잘 보장하느냐에 따라 쇼핑몰 간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자급제폰의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11번가에 따르면 2016년 8월 삼성 갤럭시노트7(1000대)과 10월 LG의 V20(500대)을 시작으로 2017년에 3개 기종 4200대, 지난해에는 6개 기종 총 1만1700대가 판매됐다.
정부는 앞으로 자급제폰 판매량을 더 늘리는 정책을 펼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말 “2019년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공통으로 출시하는 모든 단말기를 자급제로도 판매할 수 있게 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국내 제조사 단말기 기준 8종이던 판매 가능한 자급제폰은 올해 20종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자급제폰 시장의 다변화는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면서 “통신사 또한 보조금 지급을 통한 시장 확대 전략에 치중하기보다 본연의 통신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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