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현장에서 주사바늘에 찔린 경험이 있는 의료인 비율은 약 70%에 달한다.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및 폐 주사기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인 자상사고는 혈액을 매개로 한 수많은 질병감염을 유발한다.
메이킹 모어 헬스(MMH) 체인지메이커 발굴 프로젝트에서 최종 우승한 ㈜뮨은 바로 주사기 재사용을 방지하고 의료현장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안전한 주사기 자동처리기기’를 개발했다. MMH 프로젝트는 아쇼카한국과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헬스케어 분야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국내 헬스케어 분야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혁신적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가진 사회 혁신가들을 발굴해 지원하고 있다. 올해로 5년째다. 뮨 팀의 오광빈 팀장을 만나 주사기 자동처리기기에 대해 알아봤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이하 이 기자)=50여 명의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선정됐다. 주사기 자동처리기기를 만든 계기는? ▽오광빈 팀장(이하 오 팀장)=우리 회사는 연세대 공대 수업에서 만난 동기들이 함께 설립했다. 당시 수업 내용은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하나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것이었다. 당시 언론에서는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2차 감염 문제를 다뤘다. 실제 주사기를 사용하는 간호사들을 만나 인터뷰를 해보니 간호사들이 하루에도 10∼100개의 주사기를 사용하고 처리하면서 자신들이 사용한 주사기에 찔리기도 했다. 의료진의 주사침 상해는 무엇보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보고 이번 제품을 만들었다.
▽이 기자=어떻게 작동하나.
▽오 팀장=주사기 자동처리기기에 사용한 주사기를 던져 넣기만 하면 자동으로 투입을 감지해 기기 안의 칼날이 주삿바늘과 실린더의 연결 부분을 절단한다. 잘린 주삿바늘과 실린더는 각각 폐기물통에 따로 배출돼 안전하게 처리된다. 이 기기는 기존 의료 카트 측면에 달린 손상성 폐기물통 위에 얹어 사용할 수 있고, 주사기 투입구가 넓어 주사기를 잡고 있지 않고 던져 넣기만 해도 자동으로 주사기가 분리 처리돼 편리하다.
▽이 기자=주사기 자동처리기기에 대한 병원의 반응은 어떤가.
▽오 팀장=간호사들은 업무부담과 주사침 상해 위험이 줄어 굉장히 좋아한다. 하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기존까지 구입하지 않은 제품을 새로 구매해야 하니 다소 부담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 기자=아무래도 초기모델이어서 비쌀 수 있지만 대량생산이 이뤄지면 가격이 낮아지지 않을까.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오 팀장=이 제품 하나가 병원에 보급된다고 간호사들의 위해환경이 극적으로 나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의료현장에서 간호사들의 불편과 위험 요소를 찾아 하나하나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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