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단 "아직 의혹 많아 재검토해야… 숙의형 민주주의 공론화 진행 필요"
국토부 "작년 재조사 결과 문제없어"… 2025년 완공 일정 연기 불가피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따른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시작된 가운데 제2공항 건설 반대 측의 농성장 천막 철거를 둘러싸고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는 등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제주시는 7일 오후 제주시 제주도청 정문 맞은편 인도에 설치된 텐트와 천막 등을 강제 철거했다. 제주도청 1청사 현관 계단에서 벌어진 연좌 농성에 대해서도 강제 퇴거 조치를 하고 10여 명을 공공청사 무단점거,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행정대집행이 끝난 이날 오후 제주녹색당 등은 천막을 다시 설치하고 도청 현관 앞 연좌농성도 재개했다. 이들은 “도민들에게 직접 의견을 묻는 숙의형 민주주의 공론화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은 성명을 통해 “성산기상대 안개일수를 의도적으로 조작하고 다른 후보지인 대정읍 신도2리 활주로 위치 이동 등 해소되지 않은 의혹이 많다”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이에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 기간은 6월까지다. 한국종합기술, 평화엔지니어링, 아주대 산학협력단 등이 참여한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용역을 맡았다. 이번 용역에서 항공수요 분석 및 전망, 공항시설 규모 산정과 배치, 토지이용계획, 공항운영계획, 경제타당성 분석 등이 이뤄진다. 구조물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과 문화재 지표조사 등을 실시하고 지역 주민 지원 방안도 마련한다.
국토부 측은 지난해 6월부터 진행한 제2공항 입지 선정 타당성 재조사 결과 ‘문제없다’는 용역진의 의견을 수용했다. 국토부와 제2공항을 반대하는 측은 사전 타당성 재조사에 대한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지난해 9월부터 9회에 걸쳐 쟁점 등을 논의했다. 반대 측은 검토 기간 연장을 요청했으나 합의가 도출되지 않아 지난해 12월 18일 검토위원회 활동이 종료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반대 단체에서 제기한 성산기상대 안개일수는 중대한 오류가 아니고, 신도2리 활주로 위치 문제는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났다. 이달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 착수보고회를 한다”고 말했다. 이 용역이 마무리되면 주민설명회를 거쳐 기본계획을 고시한 뒤 실시설계 절차를 밟는다. 국토부는 당초 지난해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타당성 재조사 등으로 미뤄지면서 2025년 완공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귀포시 성산읍에 건립 예정인 제2공항은 495만 m² 규모로 4조8734억 원이 투입돼 폭 60m, 길이 3200m 활주로 등을 건설한다. 연간 2500만 명의 이용객 수용이 가능하다. 현재 운영 중인 제주시 용담동 제주국제공항은 항공기 이착륙이 2017년 16만7280회, 지난해 15만4066회로 수용 능력인 17만2000회에 근접했다. 여객터미널 이용객은 2017년 2960만4363명, 지난해 2719만9412명 등으로 수용능력인 2591만 명을 이미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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