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가 사상 처음 700조 원을 넘어섰다. 공무원 인건비나 복지비 등 매년 반드시 써야 하는 ‘의무지출’ 규모가 전체 정부 예산의 절반을 넘어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감내할 만한 수준이지만 경기 부양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국고를 과도하게 쓴다면 재정건전성이 빠른 속도로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8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기획재정부의 재정전망을 토대로 만든 ‘국가채무시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국가채무는 701조3444억 원으로 700조 원을 돌파했다. 2016년 2월 국가채무가 600조 원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2년 10개월 만에 나랏빚이 100조 원 더 늘어난 셈이다. 나랏빚이 초당 128만 원꼴로 늘면서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1354만 원에 이른다.
701조 원이라는 절대금액 자체가 과도한 것은 아니다. GDP가 늘어나는 속도와 엇비슷하게 빚이 늘어난다면 국가가 외부의 상환 요구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실제 2017년 말 기준 38.2%였던 국가채무비율은 현재 38.6% 안팎으로 증가 속도가 빠른 것은 아니다.
문제는 재정의 역할이 커지면서 이 속도가 점점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기 국가채무 전망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국가채무가 741조 원으로 늘어나는 데 이어 2021년에는 84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1년에는 국가채무비율이 40.9%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의무지출비율은 50.6%로 정부가 융통성 있게 쓸 수 있는 재량지출을 처음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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