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과 ‘알리바바’의 회장 마윈(馬雲)입니다. 아마존은 미국의 인터넷 쇼핑몰 회사입니다. 텐센트는 인터넷 회사이자 세계 최대 게임회사, 알리바바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회사입니다.
베이조스, 마윈과 같은 세계적인 슈퍼 리치(부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터넷 시장을 장악해 막대한 부를 창출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아날로그 경제에서 디지털 경제로 전환하는 시기에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발굴해 시장을 점령하며 새로운 부를 창출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경제생활은 정보기술(IT)이 가져온 ‘디지털 경제’ 환경에서 이뤄집니다. 과거 대항해의 시대에 무역으로 성공한 상인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공급자와 수요자의 중간 역할을 하며 이득을 챙겼습니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들이 소비자와 생산자의 중간 역할을 하며 이득을 봅니다. 세계의 디지털 경제는 더 빠르고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직접 운전하던 자동차가 자율주행차로, 종이돈은 가상화폐로, 금융은 기술(technology)과 결합된 핀테크가 되면서 삶의 형태가 바뀌고 있습니다. 인간의 필요와 욕구는 새로운 기술을 만들었고 IT의 발전은 경제생활의 편리성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신개념의 디지털 경제 환경이 만들어진 배경입니다.
IT는 모든 것을 바꾸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는 ‘환경’뿐만이 아니라 ‘사람’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24시간을 보내는 젊은이들이 그 예입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즉 ‘디지털 원주민’이라 불리는 이들은 글자보다는 ‘영상’에 익숙합니다. 영상을 통해 정보를 얻고 TV보다는 유튜브를 많이 봅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감정까지 표현하는 데 익숙한 디지털 시대의 신인류입니다.
이들은 ‘Z세대’라 불립니다. ‘A B C D E F G… X Y Z’ 마지막 알파벳 Z를 사용해 만든 단어입니다. 1990년 중반에서 2000년 중반에 태어난 세대(14∼24세)로 지금의 10대, 20대입니다. 이들의 부모인 X세대는 1990년대에 청춘을 보내며 기존 세대와 다른 독특한 특징을 지닌 세대로 인식돼 왔습니다. 현재 40대 중반∼50대 중반인 X세대의 자녀들이 바로 Z세대인 셈입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Z세대의 특징을 △사회 지향적이며 △가짜 뉴스를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인터넷에 익숙하지만 오프라인 체험을 선호하고 △개성에 대한 포용이 뚜렷하며 △신용거래를 회피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실제 Z세대는 부모의 용돈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 부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전 세대보다는 풍족한 사회에서 살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어려움을 보고 자라서 안정성과 실용성을 추구합니다. 저성장과 저출산으로 인해 미래 경제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없어 현재 지향적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카롱, 피규어, 네일아트 등 작은 사치를 좋아하며 일상의 소소함을 즐기는 소확행을 추구합니다.
Z세대는 컴퓨터, 카메라, 유튜브만 있으면 TV에 나오지 않아도 스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은 디지털 콘텐츠를 가장 잘 만드는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입니다.
10대들이 좋아하는 짧은 동영상 앱 ‘틱톡’은 전 세계 5억 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10대의 이탈 현상을 우려한 페이스북은 틱톡과 경쟁하기 위해 유사한 앱인 ‘라쏘’를 만들었습니다. 기업들은 미래 소비 주역인 Z세대의 취향을 파악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2020년이 되면 이들이 전체 소비의 4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Z세대는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세상에서도 새로운 쇼핑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Z세대 여학생을 사로잡고 있는 ‘러블리마켓’은 SNS 스타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상품 구매가 일어나는 팝업 마켓입니다. 10, 20대 인기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판매되는 의류 화장품 장신구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해주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 익숙한 Z세대에게 오프라인 마켓은 오히려 ‘신세계’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기업들은 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Z세대들은 고정관념을 벗어나 다양한 삶의 가치를 존중합니다. 일과 삶을 분리하기 때문에 조직보다는 개인을 중시합니다. 저시장 시대에 맞춰 적은 돈을 쓰고도 큰 만족감을 얻는, 자신만의 행복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문제에 민감해 착한 기업의 상품을 소비하는 등 기업의 윤리성을 중시합니다.
아침에 눈뜨면서 스마트폰을 하고 잠자면서도 스마트폰을 떼지 않는 디지털 신인류 Z세대. 기성세대는 매일 게임, 유튜브만 보는 이들이 ‘어떻게 살아갈까’를 걱정하지만 Z세대는 새로운 미래를 디지털 경제 안에서 열어가고 있습니다. IT 기술의 진보가 가져다준 디지털 경제생활 속에서 신인류 세대인 Z세대와 기성세대가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지, 또 디지털 경제가 우리를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데려다 줄지는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때 가능하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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