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은행 총재(사진)가 7일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2016년 9월 연임으로 5년 임기 중 3년이 남아 있어 갑작스러운 사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가 2월 1일 물러나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 최고경영자(CEO)가 임시 총재 역할을 맡는다.
김 총재는 이날 이사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힌 뒤 직원들에게도 이메일을 보내 향후 계획을 전했다. 그는 “개발도상국 인프라 투자에 초점을 맞춘 민간 기업에 합류할 것”이라며 “기후변화 및 신흥시장 인프라 부족 같은 주요 글로벌 이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한 세계은행 관계자는 “이사들조차 대부분 사임 계획을 모르고 있었다”며 “이유도 전혀 알려지지 않아 조직 내부가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2012년 동양계 최초로 세계은행 수장 자리에 오른 그의 사임 이유로 나오는 대표적인 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갈등설이다. 김 총재가 이메일에서 일부 언급했듯 기후변화 및 저개발국의 인프라 투자를 놓고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와 마찰을 빚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재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아이디어를 낸 여성 기업인 10억 달러 지원 프로젝트에 호응하는 등 표면적으로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막상 트럼프 대통령은 개도국 지원에는 시큰둥하거나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총재가 최근 긴축 재정과 직원 감축 등 내부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직원들이 반발해 리더십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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