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8개국 모두 플러스 성장… 실업률 6.7% 역대 최저 수준
독일, 동유럽 인력-난민으로 채워… 헝가리, 노동시간 확대 찬반 논란
독일 정밀 금속회사인 EMAG그룹의 클라우스 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물품 주문량이 줄어들자 오히려 이를 반겼다. 그는 “납기 날짜를 맞추기가 힘들었다”며 “3200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새로운 인력을 구하는 게 너무 힘들다. 엔지니어와 정보기술(IT) 전문가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고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말했다.
과거 높은 실업률로 울상이었던 유럽이 최근 경제 호황으로 오히려 노동력 부족 현상을 고민하고 있다.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모두 플러스 성장에 힘입어 실업률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EU 통계청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EU의 지난해 9월 실업률은 6.7%로, 전년 동기(7.5%)보다 크게 낮아졌다. 20년 전 관련 통계를 만든 뒤 최저 수준이다.
헝가리에서는 지난해 12월 연장 근로시간을 연간 250시간에서 400시간으로 확대하고 수당 지급을 최장 3년간 유예할 수 있는 노동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몇 달째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노예법’으로도 불리는 이 법안의 이면에는 ‘노동력 부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포함돼 있다.
지난해 9∼11월 헝가리의 실업률은 3.6%로 EU 최저 수준. 2016년(5.2%), 2017년(4.2%)에 이어 하락 추세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취임 이후 법인세를 낮추면서 투자가 늘고 자동차 산업이 급성장했다. 독일의 경제 호황과 맞물려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은 독일 제조업의 허브 역할도 하고 있다. 그러나 고급 인력은 더 많은 월급을 주는 독일 이탈리아 등 선진국으로 떠나고 이민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이라 해외 인력이 들어오는 것도 쉽지 않다. 결국 오르반 총리는 기존 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을 늘리는 강수를 둔 것이다. 폴란드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도 비슷한 이유로 노동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독일은 동유럽의 인재를 흡수하고 있지만 여전히 노동력이 부족하다. 지난 10년간 500만 개의 일자리가 늘면서 아직도 120만 개는 다 채우지 못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일터에서 사라지면 앞으로는 노동력 부족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숙련공을 구하기 힘들어진 독일 기업들은 견습생과 난민 채용을 늘리고 있다. 난민의 80%가 만 35세 미만의 젊은층인 점을 감안해 정부는 난민에게 직업교육과 언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3년 경제 위기를 맞은 아일랜드도 이후 38만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오히려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생긴 일자리 6만7100개 중 2만6200개는 외국인 노동자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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