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휴대전화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다 적발된 뒤 징계를 받고 사직한 전직 판사가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대한변호사협회는 8일 변호사 등록심사위원회를 열고 전직 판사 A 씨의 변호사 자격 등록 신청을 허가하기로 결정했다. 등록심사위원 9명 중 7명이 A 씨의 변호사 활동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변협 측은 “A 씨의 행위가 변호사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A 씨가 피해자와 합의했으며 사직 이후 1년간 자숙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사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5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징계 처분에 의해 파면된 경우 등에 대해서만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 씨는 2017년 7월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여성 승객의 신체를 휴대전화로 몰래 찍다 경찰에 체포됐다. 범행 당시 서울의 한 법원 성폭력 사건 전담 부서에서 판사로 재직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 여론이 크게 일었다. 이후 검찰이 벌금 300만 원에 약식기소해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법원은 A 씨에 대해 감봉 4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고, A 씨는 지난해 2월 판사직을 그만뒀다. A 씨는 지난해 8월 변호사 등록 신청을 했다가 자진 철회한 뒤 올해 다시 서류를 접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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