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말 받아적는 金’ 부각한 中매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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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과시한 北-中]金 ‘보고’하듯 원고 읽는 장면도
양국관계 ‘中 우위’ 드러내려 한듯

관영 중국중앙(CC)TV가 10일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쓰는 장면. CCTV 화면 캡처
관영 중국중앙(CC)TV가 10일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쓰는 장면. CCTV 화면 캡처
관영 중국중앙(CC)TV가 10일 공개한 영상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쓰는 장면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마치 선생님의 훈시를 받아 적는 학생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CCTV는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발언을 받아 적는 장면을 4차례 보여줬다. 앵커가 시 주석의 발언인 “북-중이 공동 노력해 한반도 문제의 정지척 해결 과정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 “(김) 위원장 동지와 함께 북-중 관계 미래 발전을 이끌고 싶다” 등을 소개하는 장면에서였다. CCTV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실제 육성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어서 중국이 관영매체를 활용해 마치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북-미 정상회담 구상을 보고한 뒤 지시를 받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 위원장이 “중국이 한반도 정세의 긴장 완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모두 알고 있다. 북한은 이를 평가하고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말하는 것을 전하는 대목에선 김 위원장이 고개를 숙인 채 준비한 원고를 읽는 모습을 내보냈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보고한다는 인상을 준 것이다.

CCTV는 “(김 위원장이) 시진핑 총서기께서 매우 바쁠 때 내 방중을 맞아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총서기 동지의 마음을 다한 관화이(關懷·관심) 속에서 중북 관계가 새롭게 높은 단계로 상승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관화이’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갖는 관심과 배려를 뜻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양국관계 ‘中 우위’#김정은 원고 읽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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